'대화'에 관하여

연상연하 짝꿍의 아홉 번째 편지

by 브라이스와 줄리

줄리에게,


안녕 :D

기분 좋은 명절 전날이야!

고향에 가고

쉼을 누릴 수 있음에

감사한 명절!

우리 둘다 잘 누리길 바라.


오늘은 '대화'에 대해서

이야기 나누고 싶어.

우리는 요근래

계속 딥(Deep)한

대화를 하곤 했었지!

'뭐 먹을까'부터 시작해,

하고 싶은 것,

지금 준비하는 것들,

또 주변의 사람들,

힘들었고 좋았던 이야기,

나중에는 '관계', '사랑'과

같은 깊은 가치들까지!

우리의 대화 내용들이

끊임 없이 이어진다는게

난 참 즐거워!


소크라테스가 엄청난

철학을 후대에 남겼지만

그걸 자신이 기록한게

아니라고 하잖아.

그가 한 일은 그저

아테네 시민들에게

말을 걸고

대화를 하는 일이었고,

그의 제자였던 플라톤이

그의 말을 받아

정리한 것 뿐이라고.

다행히 글이 전해져

우리에게 엄청난

영향을 끼쳤지!


나는 문득

너와 대화를 나누다보면

종종 '철학'을 하고 있다고

생각해!

그러다보니

우리의 말을 기록하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고.

(이것은 우리가

브런치를 시작하게 한

힘으로 이어졌지!)


나는 '대화'의 힘을

믿는 사람이야.

'관계'를 형성하려면

'대화'를 시작해야 하고,

그것이 원만하게

이뤄질수록

두 사람의 사이는

더욱 깊어지지.

또 대화는

오해를 일으키기도 하지만,

오해를 풀기도 해.

관계의 만능키이기도 하면서

자물쇠이기도 한

그런 묘한 것이랄까?


난 그래서 '대화'라는 녀석이

참 매력적으로 느껴져.

계속 하고 싶고,

또 내가 꿈꾸는 일들도

'대화'를 다루는 일이기도 하고.


그래서 대화는 나에게

관계의 자물쇠이자 만능키야.

'자웅동체'라고 하기엔

너무 동물적이니까,

'만능자물쇠키' 라고 할까?

그만큼 매력적인 '대화'에 대한

줄리의 생각을 듣고 싶어.


넌 '대화'에 대해 어떻게 생각해?



브라이스에게,


대화라...

뭔가 큰 범주에 있는 느낌이야.

너 말대로,

대화는 '만능키'니까.

일종의 '너와 나의 연결고리'같은?

(멜로디가 자꾸 맴도네...ㅎㅎ)


나는 그럼 조금

다른 얘길 해볼까 해.

누군가와 얘길 나누는 건,

사실 사람이라면

대부분 좋아하는 일이지.

기분이 좋을 때도, 슬플 때도

누군가에게 터놓고

얘기하다보면

금세 풀리기도 하니까.


근데 이렇게 터놓기는 참 쉬운데,

듣는 건 생각보다

어려운 일인 것 같아.

나도 주로 '말하는 쪽'인데,

늘 내가 원하는대로 할 순 없잖아.

친구의 얘기를 하염없이

들어야 할 때도 있고,

또는 내 말에 대한

상대방의 대답을

기다려야 할 때도 있지.


내가 스스로 경청에 약하구나..

라는 걸 느낀 적이 있었는데

그때 지금까지

나의 수많은 얘길 들어준

친구들이 떠오르면서

어찌나 고맙던지.

지금은 그래도 전보다는

잘 들어주는 사람이

되고 있는 것 같아.

(아마도?)


대화라는 건,

결국 한 사람만 소통한다고

완성되는 일이 아니라는 걸

깨달았으니까.

두 사람이 모두 온전하게

'교감'이라는 걸 느낄 때,

그 대화는 그 자체만으로

아름다워지고 평생 기억될만큼

의미있어지지.


그리고 더불어,

내가 얘기를 하는 쪽이든,

듣는 쪽이든,

어쨌든 대화라는 걸

해볼 수 있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이 감사한 일이고.


만약 사람들이

이야기를 나누면서

정말로 '교감'이라는 걸

서로 느끼게된다면,

브라이스 말대로

'대화'는 세상 그 어떤 것보다도

막강한 만능 키가 되겠다. 그치?


우리는 우리 둘의 이야기부터,

주변 사람들, 사회문제, 정치,

심지어 철학적인 부분까지

아우르면서 대화를 나누곤 하지.

의도한 건 아닌데,

어떤 주제가 시작되면

그게 끝없이

파고들어가는 것 같아.

그 때 만큼은

남자/여자의 사이보다는

진짜 같은 세상을 살아가는

'친구'의 입장에서

서로의 생각을 나누지.

자주 '교감'한다고 느끼고.

이런 순간들이

결국은 우리의 관계와

나의 깊이, 또 단단한 현재를

만들어준다고 생각해.


앞으로도 '대화' 많이 하자.

솔직하게, 달콤하게,

눈을 반짝이며,

가끔씩은 우수에 젖기도 하며,

그렇게 많이 나누자.


명절 잘보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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