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른이 된다는 것'에 관하여

연상연하 짝꿍의 여덟 번째 편지

by 브라이스와 줄리

브라이스에게


안녕! 잘 지내고 있지?

오늘은

'어른이 된다는 것'에 관해

얘기해볼까 해.


어제 도서관에서

혼자 저녁을 먹는데

문득 혼밥을 하는 내 자신이

기특하게 느껴지는거야.

'아 진짜 어른이 된 것 같아'

하고 말야.

솔직히 이 정돈

진짜 아무 것도 아닌데, 그치?

지금은 혼자서도 곧잘 먹지만,

사실 원래 혼자서는

밥을 잘 못 먹었거든.


사람은 누구나

유독 약하거나

자신없는 부분이 있잖아.

근데 언제부턴가 그걸 깨고

할 수 있게 되면,

그때 스스로 좀 더 어른이

됐다고 느끼는 것 같아.


혼밥말고도

처음 혼자 영화를 보러

갔을 때도 그랬고,

뜬금없지만

내가 매생이국을 좋아하게

됐다거나

팥 아이스크림의 참맛을

깨닫게 됐을 때도

'나 좀 어른인데?'하는

생각이 들었었어.


작게는 이런 사소한

생활태도, 식습관의 변화가

있겠지만

크게는 나의 감정에서도

일어나고 있어.

예를 들면 예전엔

사람들의 평판이나 시선을

많이 의식했었는데

지금은

'내가 일단 어떻게 느끼느냐'가

더 중요한 판단 기준이 됐고,

일희일비하게 되는 순간들도

많이 줄었어.

(물론 요즘엔 다시..ㅎㅎ)


어쨌든 저마다

'어른이 된다는 것'의 기준은

다르겠지만,

그걸 느끼는 순간이

많아진다는 건

어떤식으로든 한 발짝 씩

나아가고 있단 뜻이겠지?


지금보다 어른일,

십 년 후엔, 이 십 년 후엔

나는 또 어떤 순간을

어른이라고 생각하며

맞이하고 있을까.

문득 궁금해진다!


너에게

'어른이 된다고' 느끼는

순간들은 언제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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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리에게,


안녕 줄리! :)

우리가 엊그제 걷다 마주친

계단길 사진을 보내는 걸로

이야기를 시작하려 해.


'어른이 된다는 것'

쉽지 않은 일인 것 같아.

먼저 물리적으로

19세 이상이면 모두

어른이겠지?


하지만 우리가 말하는

어른은 그런 어른 말고,

정신적으로

어른스러워지는 걸

말하는 거라 생각해.


나도 혼자 너끈히 밥을 먹을 때,

또 혼자여도 불안해하지 않을 때,

내가 어른이 되었다고 느껴.

또 싫어하던 깻잎을 즐겨 먹고,

반찬 투정이 줄어가는 모습을

보면서도

어른이 되었다고 느끼지!


하지만 무엇보다 내가

정말 어른이 되어간다고

느끼는 때는

내 모습을 받아들이고,

내 한계를 인정하고

내 주변의 사람들과 함께

나를 조금씩 성장시키려 할 때야!


조금은 장황하지?

그런데 정말로 그래!

특히 줄리와 함께 하는 시간이

늘어가면서

나라는 사람을 더 발견하고,

또 우리를 소개하는 글을

매번 쓰면서 또 나를 돌아보고,

그러면서 내가 더 나아지려고

괴로워하면서

발버둥치는 모습을 보면서

'아, 이제는 내가 진짜

아이가 아니구나.

내가 오롯이 올바로 서려는

어른이 되어가는구나!' 라고

느끼곤 해.


괴로워할 줄도 알고,

나에 대해 고민하다

머리 아파하기도 하고,

그러면서 우리는

조금씩 어른이

되어가는 것 아닐까?


그리고 나는 우리가

평생 어른이 되어가는

과정에 있다고 생각해.

완성된 어른은 없다고,

우리는 계속 더 나은

어른이 되기 위해

열심히 살아간다고 말야.


우리, 더 나은 어른이 되어가자.

앞으로 나만이 아닌,

우리가 더 나은 어른이 되는

시간이 되길 바라.

같이 가 줄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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