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상연하 짝꿍의 일곱 번째 편지
줄리에게,
죽음을 앞둔 노인에게
가장 후회되는 것이 무엇인지
묻는 글을 우연히 읽었어.
죄를 지었던 것?
누군가에게 상처를 준 것?
나는 그런 것들이
나올 줄 알았어.
그런데 대답은 의외였어.
'너무 걱정하며 살지 말 걸.'
인생을 오래 산
어른들이 건넨 말이었어.
나는 고개를
끄덕일 수밖에 없었어.
걱정하며 낭비되는 시간이
얼마나 많은지
알고 있기 때문이지.
나도 아직 창창한 젊은이지만
이미 걱정하며 많은 시간을
보냈었고.
오늘은 시간의 소중함과
걱정에 관한 이야기가 아니라,
'걱정을 이기는'
나와 너만의 방법을
이야기 하고 싶어.
지극히 현실적이면서
실천할 수 있는 방법 :)
나는 걱정이 많아지고,
머리가 복잡해질 때면
아무 이유 없이
버스를 타곤 해.
지하철 말고 버스.
일부러 버스에 오르면
신기하게도 그 때만큼은
'작은 여행'을 시작하는
기분이 들어.
그럴때면 평소와는
다른 풍경들이 눈에 들어와.
건물 차창으로 비치는 햇살들,
어디론가 바삐 걷는 사람들,
빠른 속도로 달리는 차,
전에는 눈여겨
보지 않았던 간판들까지.
그런 것들을 무심코 보다보면,
나도 모르게 생각들이 정리가 돼.
생각이 이어지다보면,
'아 아까 나를 사로잡았던
걱정도 별 것 아니었구나.'
하는 생각이 들고.
그렇게 나는
내 마음 속을 지배한
걱정들을 이겨내고는 해.
한 달 전, (벌써!!)
우리는 첫 차를 타는 분들의
마음을 알고 싶다며
첫 차를 탔었지.
그 때가 어렴풋이 생각났어.
몸은 피곤했지만
버스에 오른 사람들의
얼굴을 보며,
어두웠던 새벽이
아침 햇빛으로 밝아지는
광경을 보며,
그동안 지쳤고 걱정으로
가득찼던 마음을 깨끗이
씻어냈던 기억이 나.
그리고 그걸 기억하면서
지금 내 마음 속 걱정들이
사라지는 걸 느끼고 있어:)
나한테는 이렇게,
아주 작은 일이지만
평소와 다르게
'버스를 타는 일' 만으로도
걱정을 이겨낼 수 있어.
가끔 머리가 복잡할 때는
너랑 같이 버스를 타고 싶다.
줄리는 어때?
일단 걱정이 없었으면 좋겠지만
혹시나 있더라도
잘 이겨낼 거라 믿어!
줄리가 걱정을 이겨내는 비결이
궁금하다. 들려줘!
브라이스에게
너도 알다시피
나는 요즘 걱정이
많은 나날들을 보내고있어.
가끔은 아직
일어나지 않은 일들까지
걱정하기도 하지.
근데 다행히도
내 삶에 큰 영향을
미칠 정돈 아닌 것 같아.
우선
나는 '잘 까먹는 사람'이야.
어쩔 땐 좀 심하다싶을 정도로.
괴로운 일도
자고 일어나거나
친구와 얘길 나누고나면
금세 잊게 돼.
그래서 별로 스트레스를
받지 않는 편이지.
내가 나의 장점이라고
당당하게
꼽을 수 있는 것 중 하나야.
그런데 어른이 될수록
단순하지 않은 문제에
맞닥뜨리게 되는 경우가 많잖아.
아무리 잠을 자도
계속 고민하게 되는.
그럴 땐 결국
가까운 친구, 가족과
내 답답한 마음을
나누게 되는 것 같아.
얼마 전에 친한 친구가 나한테
'너는 사람에게서 답을
찾는 사람'이라고 말했는데,
나는 이 말이 참 좋더라구.
돌이켜보면
나는 한바탕 얘길 쏟아내고
진심어린 격려와 충고를
듣고나면
다시 일어날 용기를
얻곤 했거든.
정말 늘, 항상 그래왔어.
음식도, 쇼핑도, 술도,
심지어 여행도 아닌,
나를 잘 아는
주변 사람들 덕분에
걱정을 이겨낼 수 있었어.
나아가,
사람들의 말 속에서
해답이나 삶의 지향점을
얻기도 했고.
너도 알잖아.
나는 다 죽어가다가도
누군가를 만나고 오면
언제 그랬냐는 듯이
다시 충전된다는 걸.
그래서
나에게 진심으로
자신의 마음을 내어주는
친구를 만나는 게
새삼 참 중요한 일이란
생각이 들어.
단 한명이라도 말야.
감사하게도 나는
몇 명의 그런 친구가 있고,
올 여름이 시작될 즈음에
브라이스, 너까지
내게 와 주었지.
특히 내 인생에서
가장 불안한 순간을
보내고 있는 지금의 나는
어느 때보다 걱정이 많기에,
항상 내 얘길 잘 들어주는 네게
이 자리를 빌려
고맙다는 말 전하고 싶어.
사람은 늘 걱정을 안고살지.
자신만의 방법으로
극복할 거고.
걱정이 있는 게 문제가 아니라
자신만의 방법을 찾지
못하는 게 더 힘든 일이란
생각이 들어.
같이 버스도 타고,
얘기도 많이 나누면서
크고 작은 우리들의 고민들
잘 이겨나가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