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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태화 작가 Oct 20. 2023

8. 진짜 매력적인 사람의 비밀

그리고 진정한 퍼스널브랜딩의 시작


 한 사람이 있습니다. 멋지고 예쁘게 차려입고 집 밖을 나섭니다. 그에게 패션은 단순한 유희나 사치가 아닙니다. 내면 깊숙한 곳으로부터 올라오는 창작 욕구를 표현하기 위한 일상 속 예술입니다. 관심과 애정이 있는 만큼 자신만의 색깔이 있고 대중의 트렌드보다 살짝 앞서있기도 합니다. 누군가에게는 그 사람의 의상과 화장과 소품은 조금 낯설 수 있습니다.



 그 낯선 시선을 의식해서일까요. '사람들이 이상하게 보면 어떡하지', '내가 너무 튀어 보이는 게 아닐까', '저 사람들이 나보고 뭐라고 한 거 같은데 어쩌지', '내 패션이 영 별로인가', '사람들이 좋아해 줘야 할 텐데...', '이거 괜히 시도했나. 그냥 평범하게 입을 걸'... 



 분명 멋지고 예쁘게 차려입고 나왔습니다. 하지만 집에서 마음껏 자신의 창작 욕구에 따라 의상과 소품을 맞춰 입었을 때와 달리, 집 밖을 나서서 사람들을 마주한 순간 금세 위축돼 버립니다. 고개를 숙인 채 어깨를 펴지 못하고, 얼굴엔 웃음기 하나 없이 인상만 잔뜩 찌그러져 있으며, 사람들의 작은 반응에도 예민하게 반응하고, 그렇게 점점 사람들을 피해 다니다가 재빨리 집 안으로 도망칩니다.



 또 다른 한 사람이 있습니다. 역시 패션으로 자신의 창작 욕구를 표현하는 사람입니다. 멋지게 예쁘게 차려입고 집 밖으로 나왔습니다. 그는 사람들의 시선에 주눅 들지 않습니다. 자기 자신에 대해, 패션을 통한 자기표현에 당당합니다. 사람들 속에서 당당히 머무르고, 자신의 패션에 대해 묻는 사람들에게 적극적으로 답변하고 자신의 생각, 철학을 공유합니다.



 비슷한 능력을 갖춘 사람 둘 입니다. 자 그럼 여기서 누가 패션 리더가 되고 누가 트렌드 세터가 될까요. 지금 당장은 대중의 트렌드와 맞지 않더라도, 결국에 그 트렌드를 이끌어갈 수 있는 사람은 누구일까요. 후자입니다. 낯선 패션에 어색함과 이질감을 느끼는 사람도 당연히 있겠지만, 반대로 그의 매력에 빠져드는 사람 늘어납니다.



 사람들의 그 사람에게 매력을 느끼는 건 단순히 패션 때문만이 아닙니다. 자신을 존중하고 당당히 표현하는 그 사람 특유의 에너지와 기운에 빠져드는 겁니다. 한 분야의 유명인 혹은 실력자를 넘어 일종의 아이콘이 되는 사람들에게서는 대부분 이런 작용이 발생합니다. 한 가지 기능을 넘어 한 존재 자체가 갖고 있는 특유의 성질에 매료되는 겁니다.



 이 느낌을 보다 깊게 체화하실 수 있도록 또 다른 사례도 가볍게 상상해 보겠습니다. 가수가 무대 위로 올라옵니다. 관객들에게 더 많은 감동과 행복을 주고 싶어 열심히 준비했습니다. 노래의 기승전결을 분석했고, 발성과 창법을 가다듬었으며, 조명과 동선을 고려했고, 음향 시스템까지 잘 점검했습니다. 몇 차례 리허설을 하며 실제 공연을 어떻게 풀어갈지 밴드 및 스태프들과 서로 약속을 맞추기도 했습니다.



 자, 이제 본격적인 무대가 시작되었습니다. 이때 가수는 어떤 상태에 있을까요. 분명 지금껏 수많은 분석과 전략이 있었을 겁니다. 발성, 발음, 자세, 손동작 등 여러 기술들도 점검하고 배웠겠죠. 



 하지만 본 무대가 시작되는 순간, 이 가수에게는 이 모든 것들이 잠시 사라집니다. 수많은 분석, 전략, 기술 등이 점점 흐릿해집니다. 그리곤 끝내 남는 건 그 노래, 그 서사의 주인공과 하나가 되어버린 가수뿐입니다. 아니 그냥 그 노래로 이야기하는 한 사람만 남습니다. 아니, 더 나아가서는 그 가수조차 없습니다. 그냥 그 노래가 있을 뿐입니다. 가수와 노래가 하나가 되어버린 셈이죠. 이를 우리는 "무아지경()"의 상태라고 부르죠.



 이때 그 가수는 그저 흐름을 탈뿐입니다. 기술적으로 무언가를 행하는 게 아니라, 내면에서 끌어 오르는 대로 그 흐름에 스스로를 맡겨 버립니다. 여기서 강력한 힘이 나타납니다. 평소의 그러면 금세 지쳐서 하질 못한 퍼포먼스가 나옵니다. 그 무대를 바라보는 수많은 군중을 압도하는 카리스마가 나타나기도, 수많은 군중의 감정을 움직이는 울림이 나타나기도 합니다. 이건 마치 한 명의 가수가 노래하는 게 아니라, 더 큰 에너지가 단지 그 가수를 통해 노래로서 전달되는 듯한 일입니다. 그리고 우리는 그 큰 에너지에 감동받고 이끌리고요.



 표면적인 외모, 기술, 능력 등은 분명 매력의 한 요소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매력의 본질은 아닙니다. 간혹 그런 사람들이 있지 않습니까. 하나하나 따져봐도 미학적으로 참 멋지고 예쁜데 이상하게도 마음이 안 가는 사람. 반면 그렇게 잘생기고 예쁜 건 아닌 것 같은데 이상하게 계속 눈길이 가고 끌리는 사람.



 따라서 퍼스널브랜딩을 원한다면 자신에게 다음과 같은 질문을 던져야 합니다.



1. 나는 "있는 그대로의 나"를 존중하는가?

2. 나는 "지금 이 순간의 마음"을 수용하는가?



 얼핏 보면 마음공부, 심리치료의 내용이라 퍼스널브랜딩과 관련 없이 보이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습니다. 우리가 하고 있는 게 그냥 브랜딩이 아니라 퍼스널브랜딩이기에 그렇습니다. 다른 것도 아닌 자기다움으로 새로운 기회를 창출해나가려는 퍼스널브랜딩이기에 그럴 수밖에 없습니다.



 진정한 퍼스널브랜딩의 시작은 포장하는 기술이 아닙니다. 나와 마음과 삶을 대하는 태도입니다. 



(이어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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