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봉 에피소드 / 도대체 얼마나 기다렸던 도너츠이길래.
며칠 전 욥이 출장을 다녀오던 날이었다.
기차역이 집에서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있기에 봉봉과 어멈은 종종 욥을 데리러 기차역으로 나가곤 한다.
기차역에 욥을 데리러 가는 날이면, 봉봉과 어멈은 욥이 도착하는 시간보다 여유 있게 기차역에 도착해서
종종 들르는 도너츠집에 간다. 그러면 봉봉은 본인 꺼 하나 고르고 어멈꺼까지 하나 골라주곤 한다.
좀 더 아기일 땐 어떤 기준에서인지 모르겠지만, 자기 맘대로 "엄마 이거-."하면서 어멈이 원치 않는
도너츠를 골라놓고 엄마는 그거 먹어야 한다며 우기기도 했었는데.
이제는 제법 커서 자기가 맘에 드는 것 고르고 나면 "엄마는 어떤 거 할래?"하고 물어보고,
그럼 내가 맘에 드는 걸로 골라도 "그래 그거 먹어-."라며 쿨하게 어멈의 취향을 인정해준다.
봉봉은 이미 "아빠데릴러 기차역가서 도너츠 먹으면서 아빠 기다리자~!"라고 말이 나온 순간부터,
자신은 하트빵을 먹을 거라고 얘기했다. 지난 마중길엔 하트빵이 없어서 쫄깃한 딸기 빵을 먹었는데
그게 생각보다 맛이 없었는지 어멈에게 양보를 많이 했더랬다.
그렇게 우리는 오랜만에 기차역에 도착했고, 어김없이 도너츠가게로 향했다.
두근두근두근 과연 하트빵이 있을 것인가!
짜잔!!! 다행히 오랜만에 하트빵과 만나게 된 봉봉.
얼마나 기다렸던 것인지 봉봉은 신이 나서 매장에서 나오는 음악에 맞춰 엉덩이댄스를 마구 보여줬다.
그렇게 계산을 마치고 자리에 앉자마자 정말.
하트빵을 빛의 속도로 집어다가 앙앙 베어 물기 시작하는 거다. 세상에.
그때 어멈이 봉봉에게 말했다.
"밥을 이렇게 좀 먹지!." 그러곤 그 모습을 넋을 놓고 봤다.
봉봉이 태어난 이래 어떤 간식을 15분 안에 먹는 걸 본 적이 없는데.
무엇이든 봉봉은 30분은 기본으로 들고 먹는 편이라 더 놀랄 수밖에 없었다.
정말 먹방으로 유명한 영화배우 하정우를 눈앞에서 만난 느낌이랄까.
봉봉 인생에 이렇게 빠른 섭취스피드는 처음이었다.
어멈이 말시키는것에도 반응도 보이지 않고, 순식간에 해치웠다.
무릎에 떨어진 가루 조각 조차 어멈이 먹을까 봐 정말 순식간에 입에 넣어버렸다.
귀여운데 짠한 뭔가 복합 미묘한 그런 기분.
도너츠를 너무 안 사줬나.
얼마나 맛있었길래..................
그때! 그렇게 넋을 놓고 보고 있는데, 봉봉이 어멈을 정신 차리게 해줬다.
"엄마, 밥을 이렇게 좀 먹어요?"
뭔가 메아리가 저멀리 갔다가 작아져서 되돌아온 느낌.
정말 못 말리는 봉봉이다.
ⓒ 2017. bonboneomum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