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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봉봉어멈 May 17. 2018

첫째의 비애

봉봉만의 시간이 얼마남지 않았다.


지금 많이 즐겨, 봉봉!



탱글이가 우리 삼총사에게 오면서,

봉봉에겐 벌써 작은 변화들이 생겼다.


때론 눈치채지 못하게,

또는 어쩔수 없이눈치챌 수 밖에 없는 상황들이지만

봉봉은 필연적으로 자기것을 나눠야하는 누군가가

곧 그녀 앞에 나타날 것임을 체감하는 듯 했다.



이건 왜 두개가 됐지?



봉봉은 원래도 어멈바라기였지만, 탱글이가

온 이후로 더욱더 맹렬하게 어멈 바라기가 됐다.


어멈이 편하게 자고 싶어서 욥을 봉봉옆에 눕히기라도 할라치면,

“아빠는 내려가! 안돼!!”라고 하기 일수이고.


밥도 엄마가, 신발도 엄마가, 노는것도 엄마가.

모든게 “엄마가 해줘.”로 되어버렸다.





가족들의 모든 사랑을 차지하며 다섯살까지 왕좌를 누려왔던 봉봉이기에

분명 탱글이의 실물등장은 충격적일 터.

항상 함께였고 봉봉이만의 편이던 어멈이 탱글을 챙긴다는 핑계로 눈을 돌린다는 것은

그녀에게 큰 아픔이 될 수도 있겠구나 하는 걱정이 요샌 자주 밀려온다.


 중에서 가장 봉봉이안타까운 것은, 많이 안아주지 못한다는 건데.

임신초기에는 높이 들어 안아 줄 수 없어서 앉아서만 안아주고,

중기가 되어서는 가뭄에 콩나듯 유치원에서 퇴근하고 돌아오는 그녀를 살짝 들어올려 안아줬다.


그 순간에 봉봉은 “엄마 이제 봉봉이 안아줄 수 있어요? 안힘들어요?” 하곤 엄청 신이나서 묻기때문에,

어멈은 “응, 그런데 힘이 많이 없어서 온~힘을 모아서 안아줬어~봉봉이 예뻐서.”라고

한껏 형용사를 넣어가며 봉봉의 기분을 맞춰 주곤 했다.


하지만 봉봉은 그 후로 짠한 질문을 자주 한다.

“엄마 오늘은 온~힘을 모아서 안아 줄수 있어요?”


어멈은 그 말에 마음이 너무 약해지지만,

배 컨디션에 따라 못 안아주고 나면 마음이 너무 안좋았다.


그럴때면 어멈은 봉봉에게 이런 (어쩌면 지키지 못할, 구차한)약속을 한다.

“봉봉아, 탱글이가 태어나면 탱글이는 몸을 혼자 못 가눠서 엄마가 10번씩 탱글이 먼저 안아줘야할텐데..

그럼 봉봉이가 속상하니까 탱글이 안아주고 나서 봉봉이도 똑같이 10번씩 안아줄게!

그러니까 너무 속상해 하지마~!”


그 말에 봉봉은,

“아니야 탱글이 10번 안아주고 봉봉이는 2번 안아줘도 되요. 탱글이는 애기니까.”

라고 의젓하게 말해준다.

그럼 어멈은 봉봉이 너무 짠해서 더 꼬옥 안아준다.


하지만, 아마 그녀도 어멈처럼 지키지 못할 약속을 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분명 그럴거다.


그래도 탱글의 등장이 봉봉에게 슬픔이지 않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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