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체기행
오늘은 마포구에서 관악구 가는 길 내내. 창 밖에 간판, 현수막의 글씨체만 이리저리 보며 다녔고, 오후엔 말씀묵상에 대한 이야기를 종이에 메모했고, 새벽엔 글립스를 열어 글씨를 한 글자 한 글자 딸각딸각 마우스로 따라다녔습니다.
저에게 이 일은 힘들지 않고, 자연스럽고, 혼자서 중얼중얼 속삭이게 합니다. ‘아? 저 간판 마포나루체 아닌가’ ‘아~ 아닌 거 같네’‘석림 선생은 말이라는 글자 예쁘시네’ ‘세로로 쓰시다 보니 획을 이렇게 연결하셨네’ ‘부라는 글자가 옛날 화려하던 왕관 같이 생겼네’
그러다 보면 하루가 행복해지고, 나의 하루에 의미를 느끼고, 아무렇지 않게 눈이 가는 이 일을 ‘아 내일도 더 하고 싶다’는 생각으로 잠들게 합니다.
#서체기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