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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강병호 Jan 08. 2023

고객이 있는 곳에서 좋아하는 일을 하세요.

일에 대한 생각

“고객이 있는 곳에서 좋아하는 일을 하세요.”


오늘은 영월군 군정소식지 ’살기 좋은 영월‘ 글씨의 디자인 방향 회의를 했다. 7,000부가 배포되는 소식지의 얼굴이다. 현재 나의 주업은 Social Impact Lab (주)카리타스씽킹(Caritas Thinking Inc.)을 경영하고, 나의 부업으로 글씨, 글자, 글꼴 일을 하고 있다.


좋아하는 일은 부업으로 하고, 고객이 필요로 하는 일을 주업으로 한다. 우리 사회에서는 좋아하는 일을 하는데 고객이 많은 사람에겐 덕업일치, “와, 성덕이시군요“라고 하고, 고객이 없는데 좋아하는 일만 하려는 사람들에겐 보통 ”아, 건물주이시군요.“라고 한다.


얼마 전, 부산에 계신 분이 우리 집 근처까지 와서 3시간이나 내게 깊고도 진지한 조언을 하셨다. 넷플릭스, EBS, SBS, 예술의전당, 문체부, 행안부, 장범준, 신승훈 등 다양한 행사에 사용된 글씨 일을 해왔으니 30만 원 수준의 금액으로 크몽, 라우드소싱과 같은 플랫폼에서 활동해보라는 조언이었다.


크몽과 라우드소싱은 ‘박리다매 고객’이 많은 곳이다. 소상공인이 300만 원으로 내게 글씨를 의뢰하기 어렵지만, 30만 원이면 비용을 지불할 만하다는 이야기셨다. 나는 크몽이나 라우드소싱 플랫폼으로 가면 괜찮은 포트폴리오를 가졌기에 ’경쟁력‘ 있다는 현실적인 조언이었다.


하지만 나에게 글씨 비용을 지불한 고객에 대한 배신 아닌가? 당장 대답은 하지 못하고 주춤주춤.


영월에서, 부산에서 나를 만나러 오신 분들은 그런 고민에 대해 ‘강병호’ 말고, 익명(닉네임)으로 해보라는 솔깃한 제안도 해주셨다. 내가 건물주가 아니라면, 고객이 있는 곳에서 좋아하는 일을 해야 한다. 아니면 고객이 있는 곳에서 잘하는 일을 하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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