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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강병호 Jan 24. 2023

서체가 본질이야

일에 대한 생각

골리앗 vs 다윗


RFP 작성을 자문해 주고, 모든 과정에서 우위를 선점했다고 생각한 프로젝트가 있었다. 6개월을 준비했고, 전담 팀원들은 매일 밤 지속되는 야근도 견뎌냈다. 서체뿐만 아니라 자체 홍보 매체들도 있었다. 서체 개발뿐 아니라 적극적인 파트너십으로 운영하겠다는 입찰 프레젠테이션까지 연습에 연습을 거쳐 진행했다.


하지만 신생회사가 수주했다.


레퍼런스도 없고, 인원수도 우리 팀이 이번 프로젝트에 참여하는 인력만큼도 안 되는 신생회사가 수주했다. 어떻게 그럴 수 있었을까? 우리 회사는 조달청을 통해 심사위원들을 로비하지 않는다. 그저 정정당당하게 준비했다. 그렇다고 수주한 기업은 불법하게 했을까? 준비기간도 우리보다 짧으면 짧았을 것이다.


3년 넘게 연락을 해온 관계이기에 솔직한 담당 부서의 입찰 진행과정을 들을 수 있었다. 문제는 본질이었다. 우리는 너무 잘하려 했던 나머지 프레젠테이션에서 홍보와 마케팅 전략까지 다뤘지만, 신생회사는 그 지역의 서체에 대한 콘셉트, 그리고 시안을 정리해서 제안했다고 하였다. 심사위원 역시 평가 항목에 충실한 신생회사에 많은 점수를 줬다는 것이다.


오래 사용할 수 있는 서체, 공기와 같은 서체, 맑은 서체. 좋은 서체를 잘 만드는 것이 서체 프로젝트에서 가장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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