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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강병호 Jun 10. 2023

love is long suffering

일에 대한 생각

브랜드 디자인 수업과 타입페이스 디자인 수업을 이번 학기에 들었는데, 매주 수업 시간이 다가오면 ‘저 창문 밖으로 뛰어내리고 싶었고’, ‘오늘 나에게 미사일이 떨어졌으면 좋겠다’ 싶었다. 그 정도로 수업을 따라가기 힘들었다. 하지만 석사 때처럼 도망가지 않고 내가 있어야 할 자리에 서 있어 보았다. 매주 온몸으로 파도를 처맞는 기분이었다. 매주 발가벗겨지는 기분이었다.


그 과정에서 가장 힘든 일은 수치심이나 두려움을 견디는 일이 아니었다. 내 탓, 남 탓, 상황과 환경 탓. 탓탓탓 하는 게으르고 느리고 부족한 나 자신을 오래 참아주는 일이 가장 힘겨웠다. 드디어 오늘, 이번 학기 마지막 수업을 마쳤다. 함께 고생한 디자이너들과 식사 후에 집으로 걸어오며 난 혼자 중얼거렸다.


‘love is long suffering,

love is long suffering,

love is long-suffer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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