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에 대한 생각
브랜드 디자인 수업과 타입페이스 디자인 수업을 이번 학기에 들었는데, 매주 수업 시간이 다가오면 ‘저 창문 밖으로 뛰어내리고 싶었고’, ‘오늘 나에게 미사일이 떨어졌으면 좋겠다’ 싶었다. 그 정도로 수업을 따라가기 힘들었다. 하지만 석사 때처럼 도망가지 않고 내가 있어야 할 자리에 서 있어 보았다. 매주 온몸으로 파도를 처맞는 기분이었다. 매주 발가벗겨지는 기분이었다.
그 과정에서 가장 힘든 일은 수치심이나 두려움을 견디는 일이 아니었다. 내 탓, 남 탓, 상황과 환경 탓. 탓탓탓 하는 게으르고 느리고 부족한 나 자신을 오래 참아주는 일이 가장 힘겨웠다. 드디어 오늘, 이번 학기 마지막 수업을 마쳤다. 함께 고생한 디자이너들과 식사 후에 집으로 걸어오며 난 혼자 중얼거렸다.
‘love is long suffering,
love is long suffering,
love is long-suffer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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