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속자

20240514/화/맑음

by 정썰
#경고장

뭐랄까.

대리인? 동조자? 단죄자? 악! 이 모자란 어휘력이란. (동조자가 떠오른 건 영화 탓)


8시. 늦잠이다. 어제 좀 늦게, 아니지 오늘 새벽 좀 일찍(?) 잠자리에 들었으니 수면량은 여느 때와 같은데 유독 피곤하다. 어제저녁으로 고기를 600g이나 먹은 탓일 수도 있다.(400g인 줄 알고 먹었다. 진실을 알았다면 다 못 먹었을 거다. 인간이란...) 고민이다. 순간. 가자!

지하 주차장으로 내려간다. 차를 몰아 체육관 지하 입구 가까운 주차구역으로 갈 생각이다. 꽤 치밀하다.

며칠 전, 라운지에 오랫동안 상자 안에서 자리만 차지하고 있던 지박령급 전자제품을 쓰레기 수거 구역에 내놓았다. 하나는 프린터, 또 하나는 커피메이커. 이상하다. 프린터만 치워갔다. 행인들이 다니는 통로의 전봇대 옆이니 계속 눈에 띄고, 미관상 좋지 않다. 하루 더 지켜본다. 그대로다. 차에 실었다. 단지 내 1층 체육관 근처에 자리한 소형 폐가전함에 넣을 작정이었다. 운동하러 가는 길에 버리려는 게 아니다. 이걸 아침에 버리려고 하루 쉴까 한 운동을 결심한 거다. 내 차 앞에 이중주차. 밀어 본다. 앞바퀴가 삐딱한 게(맘에 안 든다. 사실 내 차 앞에 있는 자체가 맘에 안 든 건지 모른다.) 이동로를 다른 차보다 많이 차지한다. 살짝 기분 나쁘다. 가볍게 욕 한마디 툭.

커피메이커 버리고 계획된 운동 후 차를 집 쪽으로 몰아가는데 그 이중주차 녀석 마빡 오른쪽에 노란 부적이 붙었다. 바닥을 보니 이중주차 구역이 아니다. 그랬구나. 일종의 단죄.


아! 단속자. 이게 맞겠다.

아침부터 불법주차를 단속해 주신 관리인께 감사. 감정의 자력구제(自力救濟)를 막아주심에 감사.

금요일 같은 화요일이라는데, 모르겠고. 화내지 않는 화요일. 아니 크게 화내지 않은 화요일 아침에 감사.


상식적이지 않은 행동이나 태도에 자주 화를 내는 편이다. 대가를 치르지 않음에 불평이 많은 편이다. 단속하고 있구나, 단죄하고 계시는구나. 감정의 자력구제 버리기. 노력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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