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512/일/맑음
차 한 대가 멈추고 시간이 좀 지났다. 남자아이가 먼저 들어온다. ‘여기가 어디예요?’ ‘응?’ 어린이스러운 질문.
뒤이어 조금 더 작은 아이를 앉고 아빠가 들어온다. 그 뒤에 엄마.
작은애는 아빠 품에서 내리자마자 신경질이다. 자다 깬 모양이다. 신으라는 슬리퍼를 발로 차고 울음 시동을 건다. 아빠의 얼굴이 찌푸려진다. 극도의 긴장감.
엄마, 아빠, 그리고 나. 세 사람만 서로 민망하다. 일촉즉발의 상황을 막은 건 막대사탕과 곰모양 젤리. 통째로 풀었다. 어린이날 준비해 둔 게 이제야 빛을 발한다.
연년생인가요? 두 살 터울?
네, 두 살 차이예요.
두 살 차이면 자주 싸우나요? 친하게 지내나요?
작은 애 얼굴 좀 보세요.
충분한 대답. 부부는 지쳐 보인다. 아빠가 더 피곤해 보이지만, 분명 엄마가 더 힘들 거다. 여섯 살, 네 살, 두 사내아이의 엄마.
형제는 싸우면서 크는 거죠. 금방이에요…라고 하기엔 너무 어리다. 두 녀석의 도를 넘는 활발함에 금방 자랄 거라는 말은 위안이 안됨을 엄마는 알았을거고, 나도 알게 되었다.
엄마, 아빠가 제품을 체험하는 동안 둘은 내가 맡기로 했다. 장식장의 철재 비행기와 자동차가 차례로 내려와야 했고, 달걀모양 인형과 작은 피규어도 멱살 잡혀 함께 놀아야 했다.
콜라맛 더 있어요? 포도맛 더 주세요. 낯가리던 녀석들의 경계심이 풀리자 라운지는 키즈카페가 되었다.
사탕 열 개, 젤리 열 봉지를 다 비우고, 둘째가 오줌을 한 차례 누고, 물을 반컵씩 마시고, 피규어의 칼이 하나 부러질 동안, 부부의 체험과 계약이 끝났다.
바닥 여기저기 침자국, 떨어진 곰젤리, 사탕 부스러기를 함께 치우며 미혼인 동료 매니저는 고개를 절레절레. 이해하기 어려울 거다.
난 이해한다. 두 형제의 심심함과 엄마, 아빠의 난처함. 그리고 부모로 사는 삶의 피로감을.
누가 하품했어요?
자동차를 바닥에 굴리던 둘째가 날 빤히 쳐다보며 물었다.
아저씨는 아닌데?
아빠다. 아빠는 맨날 하품해요, 아빤 맨날 피곤해요.
애들도 아는 거다. 엄마, 아빠가 피곤하다는 걸. 그래도 엄마, 아빠랑 놀고 싶고, 서로 장난치고 싸우고 싶을 거다.
두 시간이 넘어 가족은 문을 나선다. 부부의 발걸음이 바쁘다. 다른 손님이 들어왔기 때문이다.
엄마가 진심으로 감사 인사를 건넨다.
안녕히 계세요~ 해야지.
안녕히 계세요~
응. 엄마, 아빠 말씀 잘 듣고 또 놀러 와.
또 놀러 올게요~
둘째의 서툰 마지막 인사.
응? 응. 언제든 놀러 와~
못 올걸 알면서도 괜한 말을 했나 싶었다.
유독 피곤한건 그 뒤로 밀려든 손님들 때문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