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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썰 May 19. 2024

고자질쟁이

20240519/주일/맑고 화창

#개그콘서트 #니퉁의_인간극장 #니퉁 #김지영

운전을 개ㄸ... 하마터면 개똥 한 덩어리를 또 삼킬 뻔했다. 출근길 운전 중. 3차로에서 좌측 깜빡이를 켜고 2차로 내 차 앞으로 들어오면서 속도를 갑자기 줄인다. '개똥'을 뱉으려면 내 입에 '개똥'이 먼저 물리는 걸 머리는 알면서도 걸러지지 않는다. 며칠 전 '감정의 자력구제'니 뭐니 자뻑성 신조어까지 읊어놓고도 제 버릇 개 못 준거다.(댕댕이 비하 아님)


고해성사...

전 드라이빙 워리어입니다. 길치라서 처음 가는 곳에서는 유사 역주행(?)도 저질러 봤고, 길을 잘못 들어 아내의 잔소리가 시작되면 불법 유턴과 과속도 저질렀습니다. 그럼에도 초보운전자나 고령운전자의 미숙함에도 짜증을 냈고, 어리숙하거나 이기적인 운전에는 가차 없이 비난하고, 고급 외제차엔 더 크게 분노하고, 공복이면 더 심해지는 전 쓰레기입니다.(과몰입)


순간적인 각성에는 화창한 날씨도 한 몫한 거 같다. 아무튼 얼른 일러바쳤다. '하나님, 쟤 운전하는 거 좀 보세요~' 그냥 고자질쟁이로 살아보기로. 재다짐. 마지막 다짐.  


짧은 출근길에 두 번이나 고자질했다. 앞으로도 화내지 않고 웃으며 대처할 생각이다.

개콘 방영일이다.

개콘 '니퉁'처럼 해볼까?

"아이고~ 하나님, 여기 갑자기 끼어드는 불량운전자 하나 올려보내도 되겠습니까?"


퇴근길에도 겨우 한 고비 넘겼다. 마지막 다짐은 무슨. 시간이 좀 더 필요할 거 같다. 수양이 더 많이 필요할 거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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