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621/금/뜨거움
가평에서의 2박 3일. 교육이라고 쓰고 피서라 읽는다. 때마침 찾아온 폭염을 피해 산꼭대기에 자리한 고급스러운 건물 안에서. 밥 먹으러 나간 시간을 제외하고는 갇혀있었다. TV도 없고 와이파이도 강의장과 숙소를 제외한 곳에선 잡히지 않았다. 그래도 숲이 보이고, 강이 보이고, 햇살은 수상스키를 타고 강줄기를 찢어 날카로운 빛을 긋고 있었다.
새로운 환경과 사람들은 어쩌면 커다란 스트레스다. 거기다 이제와 새삼 이 나이에 교육이라는 타이틀이라니. 경험이란 게 대단해서, 어색함을 깨기 위해 예전만큼 큰 노력이 필요하진 않았지만 한참 어린 친구들과 함께 한 교육은 그 자체로 부담이었다. 하지만 늘 그렇듯이 시간이 지나면서 서로 가까워지고 즐거워졌다.
세상엔 나이에 관계없이 특정한 분야에서 나보다 한 수 위에 있는 고수들이 많고, 배워야 하는 것도 아직 많다. 새로운 곳에서 새로운 사람들로부터 새로운 자극을 받는다.
1박 2일은 짧고, 3박 4일은 길다. 함께한 사람들 모두 2박 3일의 적절함에 공감했다. 서먹함이 줄고 적당히 친숙해지는 기간. 교육으로 지칠만할 때 끝나는 기간. 가족이 그리워지고 집생각이 나기 시작하는 기간. 적당히 적당한 시간.
하던 일을 돌아보고, 새롭게 해야 할 무언가가 떠오른 건. 교육의 내용에 더해 일상을 떠난 2박 3일의 단절 덕인 거 같다.
집밥은 맛있고, TV는 반갑다. 2박 3일이 준 또 하나의 선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