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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판승

20240730/화/찜통더위

by 정썰
#유도 #업어치기 #파리. #올링픽

유단잔가? 응!

나름 유단자다. 합이 4단. 태권도 1단, 특공무술 1단, 주산이 2단인 게 함정.

어릴 적 태권도 꿈나무…. 가 될 뻔했다. 수련하던 ‘창무관’이 재정난으로 문을 닫으면서 물거품이 되었다. 무도에 대한 갈증이 남아서 대학생 때 검도도 좀 배웠다.

그 후로 오랜 공백 후 중년에 접어들면서 유도를 배웠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이 자주 들었다. 매력적인 운동이다. 낭만적이기도 하고.


올림픽 시즌이다. 말도 많고 탈도 많은 파리 올림픽이지만, 우리나라 인기 구기종목이 죄다 예선 탈락해서 재미가 없을 줄 알았지만 종목과 국적을 초월해서 세계 일류급 선수들의 퍼포먼스에 더위 먹은 정신이 힐링된다. 조금 전 탁구 혼합복식 동메달 경기는 호쾌하고 짜릿했다.


유도 남자 -81kg 준결승전 이준환 선수의 경기를 기다리며 TV 앞에 앉았다. 지금부터 생중계.

시작이다. 32강 절반승, 16강, 8강 모두 한판승으로 올라온 세계 랭킹 3위 이준환 선수. 파란 도복을 입고 경기장에 오른다. 상대는 세계 랭킹 2위 조지아의 그리갈라쉬빌리.

초반에 밀리는 분위기다. 대등하다. 1분 남았다. 27초 남았다. 0:0. 정규시간 4분 끝. 무제한 연장전. 내가 다 쫄린다. 지도 하나. 노란 카드. 어떤 마음일까. 지도 하나. 동점. 앗싸.

얼마나 지칠까. 용호상박. 그쳐. 연장 2분 23초. 조지아 지도 추가. 더 지쳐 보인다. 적극적 공격. 그쳐. 조금만 더. 이준환의 적극적 공격. 3분 22초 경과. 아. 위험했다. 집중력이 필요한 순간이다. 휴. 또 위험했다. 4분 경과. 7초… 절반 패. 아쉽다. 공격 들어가다 되치기. 아들의 말처럼 유도 종목은 빌드업이 필요 없구나. 순식간에 승부가 결정된다. 그래도 잘했다. 동메달 기대해 본다.


업어치기로 패대기치고 싶은 것들. 군인정신 없는 정치군인, 세비 루팡 정치인, 법카요정 빵순이. 그리고 이제 좀 지겨운 열대야까지. 누가 내 대신 한판승으로 끝내줬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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