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讀), 독(獨), 독(毒)

20240826/월/살짝 흐림

by 정썰
#독_독_독 #독트림

독(讀).

"독서의 진짜 목적은 지성과 감성의 체험에 놓여 있다."

편집문화실험실 대표 장은수 님의 말. 아니지 글. 이어진다.

"요약된 내용을 파악하는 것으로는 독서라 할 수 없다. 이는 차라리 독서의 실패에 가깝다. 진실은 언어 뒤쪽에, 아직 말하지 않은 것에 놓인 까닭이다."

이렇게 맺는다.

"독서는 진실에 이르기 위한 수양 행위에 가깝다. 우리는 책을 통해서 지식과 정보를 얻을 뿐 아니라 사고를 훈련하고 감수성을 단련함으로써 진실을 찾아가는 내적 여행을 한다. 사물과 사건을 깊이 생각하고 넓은 맥락에서 바라보는 법을 배우고, 인간과 자연을 온전히 느끼고 넉넉히 대하는 법을 학습한다. 독서의 기쁨은 대부분 내용의 파악이 아니라 우리를 성숙한 인간으로 이끄는 내적 성장의 체험에 달려 있다. 이러한 체험 없이 어떤 책을 읽었다고 말할 수 없다."

다행인 건 나이가 들면서 인용한 글의 흐름대로 책을 대하고 있다. 책을 읽었다고 말할 필요도 없다. 그냥 讀!


독(獨).

とっこうたい[독고다이,特攻隊]라는 일본어가 떠오른 건 나만 쓰레긴가? '인생독고다이'가 '인생각자도생(人生各自圖生)'보다 입에 착착 감기는 건 어쩔 수 없다. 獨이랑 아무런 관련이 없다는 걸 알면서도 습관은 상식보다 빠르다. 청주의 아들 양궁 김우진 선수가 독도(獨島) 알리기에 큰돈을 쾌척했다는 소식이 독도를 둘러싼 흉흉한 이야기들을 뚫고 귀를 맑게 한다. 개(犬)는 모이면 싸우므로 한 마리씩 떼어 놓은 데서 「홀로」를 뜻한다는 설명은 서운하지만, 쓰는 맛, 보는 맛이 있는 멋있는 한자.

어차피 삶은 고독(孤獨)하고 독도(獨島)는 우리 땅. 우리 獨!(도)


독(毒).

곳곳에 독(毒)이 가득했다. 내 몸뚱이에, 내 혀에, 내 표정에 그득했었다. 아직 남은 독은 죽기 전까지 다 빼고 갈 작정이다. 사회 곳곳에 유독 많은 독이 퍼져 있는 듯한 요즘. 피하기도 피곤하고, 잘 피해지지도 않는다. 독설(毒舌) 가득한 세상에 무뎌지지 않도록. 물들지 않고, 피, 땀, 눈물로 잘 빼내고, 이윽고 해독제까지 될 수 있었으면. 빼자 毒!


그나저나 지난 광복절에 대통령님께서 독트림을 했다던데... 유머를 독학(獨學)으로 배웠습니다.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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