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정썰 Oct 11. 2024

대추

20241011/금/맑음/한강 작가 노벨문학상 수상

#대추

저게 저절로 붉어질 리는 없다.

저 안에 태풍 몇 개

저 안에 천둥 몇 개

저 안에 벼락 몇 개

저 안에 번개 몇 개가 들어 있어서

붉게 익히는 것일 게다.


저게 저 혼자 둥글어질 리는 없다.

저 안에 무서리 내리는 몇 밤

저 안에 땡볕 두어 달

저 안에 초승달 몇 날이 들어서서

둥글게 만드는 것일 게다.



오늘부터 열흘간 보은 대추 축제다.

이른 아침부터 늦은 밤까지 축제 현장 부스를 지키다 돌아오는 길.

밤하늘에 덩그러니 떠오른, 살짝 뒤틀린 반달을 보다 장석주 시인의 대추 한 알이 떠올랐다.

노벨문학상 수상자 보유국이 된 오늘. 이래저래 축제의 날이로구나.

대추도, 노벨문학상도, 오늘 하루도 저 혼자 둥글어질 리는 없다.

이전 10화 후회가 막시무스의 난중일기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