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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명하(上命下)뽁

20241220/금/흐림

by 정썰
#상명하복 #웃기지마

이상한 논리 하나. 나는 국가에 충성하는 군인이다. 너도 국가에 충성하는 군인이다. 내가 너보다 높다. 그러니까 네가 나한테 충성하는 게 곧 국가에 충성하는 길이다...라고 따박따박 말하진 않았지만 뭐 이런 논리의 상명(上命)들. 그리고 오랜 기간 세뇌된 무조건적 하복(下服)들. 폭력에 길들여진 세대, 어른 말이라면 무조건 잘 들어야 하는 세대는 끝난 듯. 2014년 4월 16일. 그날 이후로 ‘가만히 있으라’는 말은 듣지 않겠다고 다짐한 세대가 계엄을 막고 탄핵을 갈구한다. 그리고 맹목적 상명하복으로, 혹은 그걸 핑계로 또 다른 비상을 꿈꾸며 국민의 가슴에 총부리를 겨눈 자들은 이제 살길을 찾아 머리를 굴리는 요즘.

사적이고 몰상식적인 명령에 즉각적으로, 적극적으로 반항하지 못한 과거를 후회하며 더딘 한 주를 보낸다. 비리 대대장을 고발했다가 그들의 꿍꿍이에 몰려 전역하고 조국을 떠난 한응이가 보고 싶은 밤. 충정(衷情)은 모르겠고 어쩌다 맞이한 우국(憂國)의 시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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