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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백한 푸른 점

20050322/토/맑음

by 정썰
.#지구 #Earth_hour #창백한_푸른_점

1990년 2월 14일. 보이저 1호는 카메라를 지구 쪽으로 돌려 지구-태양 간 거리의 40배인 60억㎞ 거리에서 지구의 모습을 잡아냈다. 이 사진 속에 담긴 우리가 사는 세상은 그저 ‘창백한 푸른 점’에 불과했다.

‘蒼白하다’에는 얼굴빛이나 살빛이 핏기가 없고 푸른 기가 돌 만큼 해쓱하다는 뜻도 있다. 아픈 지구를 위해 저녁 여덟 시부터 열 시까지 전등을 껐다.

3월 셋째 주 토요일인 오늘, 20:30~21:30에 소등하자는 어스아워(Earth Hour) 캠페인에 동참했다. 하는 김에 두 배로.

겨우 리유저블 컵 하나 들고 다니면서 분리배출 바구니는 늘 플라스틱으로 가득 차 있다. 환경단체 기부도 끊은 지 오래다. 제 몸 아프다고 보약 짓는 놈이 아픈 지구는 늘 뒷전이다. 창백한 지구가 파란 지구가 될 수 있을까? 파란.

인생의 격변과 충격을 뜻하는 파란(波瀾), 그리고 달걀을 깨뜨려 새로운 삶으로 나아가는 시작을 의미하는 파란(破卵).(신작 영화 소개 글 중에서)

창백한 지구 한편, 작은 반도의 반토막도 지금 창백하다. 파란(波瀾) 대한민국에 파란(破卵)이 필요한 고비.

미세먼지 없는 파란 하늘, 생태계 회복으로 파란 지구, 고름을 짜낸 파란 내 나라. 그려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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