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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0326/수/맑고 탁한 하늘
진실, 정의, 당연... 이런 단어들. 오래전 접촉사고를 두고 '사람이 죽을 수도 있었던 사건'이라고 특전사 대위를 향해 어설프게 목청을 높이던 초임군검사 중위의 추억. 그리고 감추고 감추려 했지만 역사라는 도도한 물결에 씻겨 드러난 사건들. 유전무죄, 무전유죄, 유권무죄, 무권유죄, 원한, 억울함 속에 끝내 드러나지 못했을 사건들, 사람들. 시나브로 몰상식이 상식을 이기고, 부정이 정의를 몰아내 그 경계가 무너지고 역전된 세상이라니.
발왕산에 가보셨나요
고두현
용평 발왕산 꼭대기
부챗살 같은 숲 굽어보며
곤돌라를 타고 올라갔더니
전망대 이층 식당 벽을
여기 누구 왔다 간다, 하고
빼곡히 메운 이름들 중에
통 잊을 수 없는 글귀 하나.
‘아빠 그동안 말 안드러서
좨송해요. 아프로는 잘 드러께요’
하, 녀석 어떻게 눈치챘을까.
높은 자리에 오르면
누구나 다
잘못을 빌고 싶어 진다는 걸.
정상으로 돌아온 세상에서 잘못을 진정성 있게 인정하고 진지하게 사죄하는 모습을 보고 싶다.
이 정상적인 장면이 너무 낯설고 귀한 요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