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331/월/맑음
2024년 4월부터 일기라는 형식을 빌어 매일 쓰고, 그리기에 도전했다. 브런치스토리를 만나서 할 수 있었던 도전이었다. 발행단계에서 잘못 눌러 애먼 곳으로 떨어져 간 며칠이 빠진 이처럼 아쉽지만 실질적으로 도전에 성공했다.
일기를 택한 건 소재의 제한을 극복하기 위함이었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무엇을 쓰고 그릴지 고민한 날이 그렇지 않은 날들보다 많았다. 어떤 날은 글의 내용에 맞는 그림이 떠오르지 않아 마감시간이 촉박했고, 어떤 날은 머릿속에 떠오른 근사한 이미지를 표현해 낼 기술이 없어서 답답하기도 했다. 아프거나 피곤한 날에도 멈추지 않으려 꼼수를 부리기도 했지만 그렇게 점이라도 찍어서 빼먹지 않은 건 잘한 일이다 싶다.
나를 알게 되어서 기뻤는지
내 글과 그림이 좋았었는지
나를 위해 쓰고 그린 지나간 일기들이
여전히 위로가 되는지 (아이유의 에필로그 중 개사)
……
당신이 이 모든 질문들에
'그렇다'라고 대답해 준다면
그것만으로 끄덕이게 되는 나의 삶이란
오, 충분히 의미 있지요
내 맘에 아무 의문이 없어 난
이다음으로 가요
툭툭 살다 보면은 또 만나게 될 거예요
그러리라고 믿어요 (아이유의 에필로그 중)
일기라면서 누군가에게 읽히길 바란 관종 아재의 주접스러운 주절거림에 기꺼이 독자가 되어주신 동료 작가분들께 깊은 감사를…
매일 연재에 희생 돼 3주째 결석한 수요일 연재글을 마무리하고 다른 장르에도 도전해 보고 싶은 욕심은, 용기는 개근한 일 년의 단상 덕분이다.
문이 닫히면 어딘가 창문은 열린다며 아흔의 작가님처럼 죽는 그날까지 쓸 수 있었으면, 누군가에게 위안을, 영감을, 용기를 주는 단 한 줄이라도 남기고 갈 수 있기를 바라며 아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