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1일 월요일

by 정썰

길고 무덥던 팔월은

31까지 치솟더니

뚝 떨어져 내려

마침내

구월(舊月)이 되고

드디어

구월(九月)이 왔다.

기역, 이응

가을을 닮았는데

여전히 고온 (go on, 高溫)


해[日]가 먼저였을까

달[月]이 먼저였을까

월요일과 만난 구월의 첫날 아침은

여느 달보다 처음 같았다.


점심 나절 구름은

두어 차례 소나기를 쏟아내며

가을을 끌어당기려 부질없는 노력을 했고


해와 달은

어제보다 조금 서둘러

주야간 근무 교대를 하고

정시에 퇴근한다.


그림자를 자꾸 쇠창살에 걸어대고

영롱한 빛을 생뚱맞게 싸구려 변명에 빌려가 대더니

피곤한 달님은 출근과 동시에 시야에서 사라져 버리고

오래전 여행지였던 태국의 밤거리를 삼십 분 만에 지나

집에 들어 늦은 저녁을 먹고

달 없어도 시만 잘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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