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4년 3월
생명이 다한 나뭇잎이 바닥에 떨어져 켜켜이 쌓인 곳에서 그 낙엽 거름을 뚫고 나오는 새로운 것들이 있다. 나는 봄이 되면서 마음이 아주 들떠 있었다. 안뜰과 골목 마을 곳곳에서 새로 태어나는 것들에 흥분하기도 했고, 봄비가 지붕을 툭툭 때리며 겨우내 묵은 때를 벗겨 목욕을 시켜줘서였다.
복숭아씨는 셋째를 낳았는데 사내아이와 같은 자리에서였다. 해가 옆산 위로 뜨려고 할 때였다. 까만 피부에 갈색 머리칼 커다랗게 뜬 눈이 범상치 않았다. 그 아이는 자라면서 줄곧 바닥에 무언가를 끄적거렸다. 그리고 나의 구석구석을 들여다보는 걸 좋아했다. 그래서 질세라 유심히 관찰했는데 이 아인 사물에게서 특별함을 잘 찾아내곤 했다.
그 해 마을의 젊은 부부들은 유행처럼 셋째를 낳기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