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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런치북 Flash 08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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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마흐니 Jan 19. 2021

사실 가장 싫었던 건…

다들 북유럽에서 먹은 음식을 떠올리라고 하면

정말 맛있었고 추억이 깃든 음식을 떠올리겠지만 나는 조금 달라.   

  

내가 자주 떠올리는 음식은 다진 마늘이 많이 들어가서 씁쓸한 맛이 나는 떡국이었어. 

유독 그 떡국을 먹는게 싫은 날이었어.

마늘이 싫기도 했고 아무것도 하기 싫고 사라지고 싶은 기분이 들기도 했던 날이었어.

덴마크에 와서 처음으로.     


절대 떡국에게 잘못이 있는 건 아닌데 가끔 그 떡국이 생각이 나면서 

괜히 마늘 떡국 탓을 하게 되더라고     


사실 내가 가장 하기 싫은 건 운전이었는데...

누군가를 태우고 어딘가를 향하는 행위말이야.    


누구도 예상 못한 일이었겠지만 

핀란드에서 피터가 운전을 못 하게 되면 대타로 운전을 해야 할 사람이 나라니!

나에겐 청천벽력같은 소식이었어. 전혀 예상도 못했었지.

국제면허증을 챙겨온 내가 원망스러울 정도였어     


마치 자유롭고 싶은 계승 서열 n위인 왕족이 부담없이 신나게 놀다가 

갑자기 계승서열 1위가 되어서는 왕관의 무게를 견뎌야 하는 처지가 된 기분이랄까.

    

 

씁쓸한 떡국을 먹은 그날은 내가 완강히 운전을 못하겠다고 이야기했고

‘어쩔수 없는 상황인데….’라는 목소리가 들리는 듯 했어.

아무도 그런 말을 하지 않았지만 공감받지 못한 기분이 들어 씁쓸한 날이었지.     


상황이 이해가 되지 않는 것은 아니라서 더이상 말은 꺼내지 않고 

운전대를 잡기 싫은 자가 해결을 보리라! 호언장담했고 

다행히 모든 것은 결국 잘 해결되었어.

나름 안전?하게 핀란드 여행을 다녀온 것 같아.    


아무튼 한국에 돌아온 지금도 운전은 정말 하기 싫은 일 중 하나야.

동생에게 용돈을 줘서라도 앉아만 있으려고 해

그래도 사고 트라우마는 꼭 극복하려고!

북유럽에서 용기가 없어 못 했지만, 꼭 운전해서 가보고 싶은 곳이 많거든

정말 언젠가는 자동차 여행을 가보고 싶어! 작년 북유럽은 너무 빨랐을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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