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뭐라한다고 기죽지 마" 그냥 계속해. 과정이야.
어른이 된다는 건, 참 어려운 일입니다. 그래서 노력해야 합니다.
"어른이 된다는 건, 내 마음대로 사람을, 세상을 통제할 수 없다는 것을 무기력감 없이 받아들이는 과정이라는 거예요."
https://www.youtube.com/watch?v=1nqZHm3FIMM
얼마 전 한 방송에서 본 문장이다. 이 문장이 한동안 머릿속을 맴돌았다. 정확한 이유는 알 수 없지만 그 의미를 계속 곱씹었다. 어떤 뇌과학자가 방송에 출연해서 한 말인데. 최근에 들은 그 어떤 말보다 여운이 깊었다.
"왜 남았을까".. 생각해 보면, 깊이 공감했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그동안 살면서 이런 순간을 수없이 겪어 왔고, 지금도 겪고 있으니까. 타인과 세상을 마음대로 통제할 수 없다는 사실은 너무도 잘 알지만, 매번 그러기를 바라고, 또 그렇게 되지 않았을 땐 무기력감이나 허탈감을 느낀 순간이 많았다. 그리고 무엇보다 나 자신조차도 내 뜻대로 되지 않을 때가 많으니까.
그리고 언젠가부턴 그런 생각도 하게 된다.
"결국은 내 뜻대로 되어서는 안 되는구나. 그게 꼭 최선은 아니구나"
AI 생성.
우리는 세상에 태어나 타인과 처음 마주한 그 순간부터 지금까지 끝없이 어른이 되는 연습을 한다. 가정에서 학교에서 직장에서, 우리가 소속된 모든 곳에서 말이다. 세상에는 내가 할 수 있는 일보다, 할 수 없는 일이 더 많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그리고 불편하지만 무엇보다 선명한 그 진실. 세상에 나의 마음대로 할 수 있는 일이 생각보다 없다는 것을 알게 되며, 아주 천천히 어른이 되어간다.
그 과정은 꽤나 오래 걸릴지도 모른다. 어쩌면, 평생을 연습해도 어른이 될 수 없을지도 모른다. 이건, 평생 어른이 될 수 없을 수도 있다는 말이기도 하다.
하지만 무기력감과 허탈감을 완전히 떨쳐낼 수도 없기에, 우린 그저 그때 그때, 그 감정을 안고 날려버리고 때론 피하고 희석시키며 살아가야 한다.
아주 작은 방법이 있다면 기대를 조금 내려놓는 것이다. 마음에 힘을 빼고, 경직된 열정에 부드러운 냉정을 조금 집어넣는 정도가 아닐까 싶다.
그러니, 저 문장을 기준으로 어른이 된다는 것은 얼마나 어려운 일인가.
"내가 뭐라고 한다고 기죽지 마. 그냥 계속해. 신경 쓰지 마. 과정이야. 괜찮아."
최근 회사의 대표이자 기자 선배인 어른에게 들은 말이다. 어른이라고 한 이유는 어른이 되어야 할 수 있는 말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혼이 나고 지적을 받는 건 매번 어려운 일이지만, 어른의 말은 불안한 감정을 사그라들게 해줬다.
보통 누군가를 가르치기 위해 혼을 낼 때는 이유와 의도를 그렇게 친절하게 설명하지 않는다. 그리고 상대의 입장에서 감정까지 고려해 다독여주기도 쉽지 않다. 그런데, 이렇게 친절한 어른의 말을 듣고 나니, 마음이 조금 편안해졌다.
"왜 편안했을까."
생각해 보면, 어릴 적 주변에 친절한 어른이 그렇게 많지는 않았던 것 같다. 공감받지 못해서, 그동안 많은 상처를 받았을까 생각하니 괜스레 내 자신이 안쓰러웠다. 보이지 않는 흉터가 꽤나 많을테니 말이다.
진짜 어른이 되면, 누군가의 날카로운 말에 상처받지 않게 될까? 아무리 생각해도 그건 아닌 것 같다. 여전히 상처받고 그 상처를 아물게 하기 위해 발버둥치는 모습을 봤을 때, 결코 어른이 됐다고 해서 상처받지 않는 건 아니다. 그래서 나는 어른이 되려면 아직 멀어도 한 참 멀었다.
AI 생성내가 한 말이 상대에게 어떻게 들릴까? 친절하게 들릴까? 감정을 배려한 말로 들릴까?
이 질문들을 한 번 스스로 적용해 보면, 우리는 우리가 어른인지 아닌지 알 수 있을 것이다. 대다수 사람들이 어른이라고 인정하는 이들은 그들이 하는 말에서 품위와 배려심, 그리고 섬세함이 느껴지기 마련이다.
나는 내가 언제 어른이 될 수 있을지 아직 잘 모르겠다. 하지만, 어른이 되는 것이 끝이 아니라 삶의 한 과정이라면, 그 노력을 게을리하고 싶지는 않다.
모두가 힘에 지쳐 포기하고 싶을 때, 허탈감과 무기력감 없이 "다시 한번 해보자"고 담담히 말할 수 있는 그런 어른이 되고 싶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