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p.3] 묻고 또 물어라. 그리고 들어라
모여야 보인다, 받아들여야 바뀐다
사진=픽사베이
▲모여야 보인다
'말음표게임'을 개설한 지 4달, 얼마 지나진 않았지만 60명이 함께하고 있다. 한 번에 게임에 참석하는 인원은 약 20명. 점차 사람이 늘어날수록 운영에 대한 고민도 늘어간다. 더 좋은 모임으로 만들고 싶은 마음에 모임에 자주 참석하는 A님께 물었다.
Q. 더 나은 모임으로 만들기 위한 방안이 뭐가 있을까요?
"지금 문제가 발생했나요?"
"아니요. 그런건 아니에요."
"그럼 일단 이대로 두고 보는 것도 괜찮지 않을까요? 인원이 모이고, 시간이 지나면 자연적으로 문제가 보일테니, 그때 해결하면 될 것 같은데요?"
그는 IT개발자로, 늘 이성적이고 명쾌한 답변을 준다. 그때 느꼈다. 내 마음에 조급함이 있었구나, 하고. 생각보다 많은 인원이 들어와서 모임을 더 키우고 싶은 욕심이 있었는지도 모른다. 난 항상 문제가 발생하기 전에 모든 걸 대비해야한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구성원들의 의견을 들어보니 조금 생각이 달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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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스레 사람이 늘어나는 모임에서는, 통제와 대비보다 구성원의 의견을 받아 부족한 점들을 하나씩 채워 나가는 사후개선이 좀 더 나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
물론 넉 놓고 운영하자는 말은 아니다. 어떤 단체든 규모가 커지면, 법과 규칙 그리고 시스템이 필요하다. 하지만 아직은 초기 단계. 다양한 의견을 듣고 수렴하고 개선해 나가는 노력이 우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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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질문 속에 '답이 있다'
모임을 운영하다 보면 내부(운영진)에서는 잘 볼 수 없는 것을 보는 모임원들도 있다. 이를 '제 3자의 눈'이라고 하는데, 브랜드나 마케팅에서 자주 쓰는 용어다. 소비자나 외부인의 입장에서 상품이나 브랜드를 봤을 때의 특징을 말한다.
그럼 모임에서의 '제 3자'는 누굴까? 물론 외부인도 될 수 있지만, 갓 모임에 참여한 인원이 (제 3자에) 가장 가깝다고 생각한다.
얼마 전 '말음표게임'에서도 새로운 의견을 제시해 규칙이 바뀐 일이 있었다. 처음 의견을 들었을 때는 약간의 의아함도 있었지만, 듣고 나니 일리가 있는 말이었다.
모임비에 관한 것이었는데, 매 참석시 내는 모임비 5천원에 대한 질문이었다.
"모임 참석비는 왜 5천원이에요? 어떻게 측정한 거고, 어떻게 쓰이는 걸까요?"
처음엔 '컴플레인'이라고 느껴 당황했다. 하지만 곰곰이 생각해보니 명확한 근거 없이 정한 금액이었다. 충분히 설명이 필요한 부분이었고, 합리적이지 않다면 계속 유지할 필요가 없었다. 게다가 이 모임의 취지는 돈을 벌기 위한 게 아니라, 다양한 사람과 좋은 대화를 나누는 것에 있기에 즉각 수용했다.
만약 이런 컴플레인(혹은 질문)이 작은 모임이 아니라, 규모가 큰 단체나 회사에 들어갔다면 어떻게 됐을까?소리 없이 묻히거나 사라졌을 지도 모른다. 하지만 받아들여 진다면, 불필요한 지출이 사라져 많은 구성원들의 부담이 덜어질 것이다.
이번 기회를 통해 질문의 중요성을 한 번 더 크게 느꼈다. 어쩌면 큰 변화는 질문하는 '작은 호기심'과 수렴하는 '작은 배려'에서 시작되는 걸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