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을 찾는다

신은 어디에 있는가. 신은 무엇인가.

by 쓴쓴

종영한 지 조금 지난 드라마지만 기억하는 이들은 안다. 바로 도깨비다. 역시나 남자 주인공인 도깨비가 인기가 많았지만 필자는 다른 인물에 더 애정을 쏟았다. 많은 장면 중 오래도록 떠오르는 한 부분 때문이다.


여자 주인공의 졸업식에 찾아온 삼신할머니다. 그녀는 여자 주인공을 선택했을 뿐만 아니라 오래도록 지켜준다. 살펴보고 도와주며 격려한다. 그리고 마침내 위로하고, 대신해 벌해준다. 이 장면이 순식간에 하나의 상황에서 스쳐 지나간다.


여자 주인공은 혼자 남게 된 어린 시절과 콩쥐처럼 구박받던 때를 떠올린다. 그리고 자신을 돌봐준 그 할머니이자 빨간 옷의 그녀를 기억해낸다. 이 장면을 생각하면 필자는 마음 한 구석이 따뜻하다. 또 심히 아리다.


신의 모습은 무엇일까. 이 질문에서 자유로울 자는 없다. 신은 우리의 소원 혹은 그 너머 혹은 그것을 이루게 해줄 대상, 그 한 점으로 소실되므로. 그림에 존재한다고 믿지만 그림을 뚫고 그 너머의 현실에 발을 디딘 채 앞으로 걸어가도 닿을 수 없는 소실점의 세계에 신이 있다.


점은 위치를 지니지만 넓이를 가지진 않는다. 정의 그 자체로 불가능하다. 우리가 내리는 신의 정의는 애초에 현실 불가능이다. 무한을 계산하는 인간이지만 결국 무한에 다다를 수 없는 역설적 순간을 인간은 이미 알아차렸다. 하지만 앎이 곧 얻음은 아니다. 우리는 무한을 얻을 수 없다.


그래서 신의 모습이 필요하다. 누군가는 신을 부모에게서 찾는다. 혹은 돈에서, 친구에게서 찾을지도 모른다. 또는 한 잔의 맥주에서, 길어져 가는 자신의 그림자에서, 간혹 추위를 가르며 떠오르는 붉은 것에서 찾는다.


신은 어디에 있는가. 신은 무엇인가. 그것을 규정하는 것이 신앙이라면, 우리는 신을 찾을 것이다, 언젠가는. 혼자 남겨진 눈물을 닦아주고 고생 많았다고 포옹해주는, 그리고 홀로 남겨질 뻔했던 생애 유일한 기념을 함께 해주는 이를, 너를 바라볼 때 행복했다는 이를 만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