젤라토
낮은 구름이 떠 있는 날이다. 예쁘다. 지인의 말이었다.
하늘의 높이는 구름이 얼마나 깊게 떠있는가에 따라 정해진다. 그러니까 이 날은 땅과 하늘의 거리가 가까웠던, 그런 날이었다. 우리의 정신은 간혹 먼 곳을 향하지만 육신의 눈은 아득한 것에 시선을 두기 어려워한다. 때문에 가까울수록 예뻐 보이는 것일까.
사실 우리가 부르는 하늘은 드넓은 우주 공간 중 지구에 묶여 있는 공기의 일부에 불과하다. 그럼에도 하늘이 땅에 가까워진 날, 이라고 이름을 붙이면서 그것에 우린 의미를 부여하고 싶다. 그래서 우린 의미에 때론 목숨도 건다. 아니 목숨이 걸려있다는 표현이 사실에 더 근접한 표현일 것이다. 하루의 삶이 의미를 잃으면 행복도 사라지기 때문이다.
우리는 얼마나 하루를 깊이 살아낼까. 아니 살아내야만 한다고 자문할까. 나는 요즘 생산적인 일을 하지 못하는 자신에게 실망하는 중이다. 끊임없이 불안해한다. 의사가 말했다. 왜 의미 있는 일이 아니라, 생산적인 일이라고 말하는 걸까요? 그러게. 나는 언제부터 의미보다 생산에 마음을 두었던 걸까?
시선이 다시 구름으로 돌아온다. 예쁘다. 뭉게구름이 여러 모양을 이루었다. 젤라토처럼 보이는 구름이 내 미뢰를 자극한다. 아이스크림이 먹고 싶다. 사람은 그런다. 구름 하나에서 의미를 찾는다. 다른 게 아니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