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상도 못할 외로움이 찾아왔다. 얼마만큼 크다거나 굉장히 놀랍다거나 의외의 시간대에 찾아왔다고 말하는 게 아니다.
물 위의 세상을 갈망하는 양서류처럼, 갑자기 닥친 파도에 휩쓸린 물고기처럼 햇빛에 그을려 가는 나무처럼, 나는 그냥 서있다.
다시 말해 낯설지 않은 감정 조각들이 새롭게 조합되어 외로움이라는 이름으로 다가왔다. 물을 끓여 커피를 한 잔 붓는다. 초콜릿 조각을 조금씩 씹는다. 휴대폰을 들여다 보면서 곡 목록을 뒤진다.
조각 모음을 하는 세상에 놓여있다. 내 몸이 조각난 듯이 일어나면 다시 눕고 앉았다가 다시 일어나기를 반복한다. 아쉬운 외로움이다. 무언가 이상한 외로움이다.
감정의 조각들이 저절로 끼워맞춰진 것처럼 생의 조각은 저절로 맞춰지지 않는다. 나쁜 생각이 머리 속을 맴돌지만 골라내고 또 골라내어 생의 의지를 맞춘다. 커피 한 모금에 초콜릿 두 조각, 우울을 노래하는 목소리를 오늘이라는 퍼즐에 맞춰 놓아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