렌즈 너머, 낯선 풍경 #27

이동의 날, 비와 코트

by Gnoy

2017년 8월 18일 금요일 | 스톡홀름 3일째



비오는 아침


아침 7시에 일어나 노트북과 외장을 가지고 식탁에 자리를 잡았다. 냉장고에 넣어두었던 재료를 전부 사용해 볶음밥을 만들고, 내려진 커피를 가지고 노트북 앞으로 돌아왔다. 열어두었던 브릿지를 사용해 찍어둔 사진을 셀렉하며 여유로운 아침을 시작하니 기분이 좋았다. 한차례 셀렉을 진행하고, 태블릿에 넣을 드라마와 예능을 준비했다.

숙소 밖은 비가 내리고 있었고, 여행 이후 처음으로 날씨가 나를 움직이지 못하게 하는 아침이었지만, 기분은 좋았다. 비가 내려 기분이 다운된 것도 아니고, 그냥 휴식을 취하고 싶은 오전이었다.

IMG_0817.JPG 볶음 밥에 파마산을... 헐


낯선 만남


빨래를 돌리고, 커피를 마시며 시간을 보냈다. 비가 내리는 도시 속 반지하는 커피와 음악으로 채우기에 충분히 좋았다. 건조까지 마치 빨래를 정리해 가방에 넣었다. 그리고 사진 정리를 마친 노트북과 외장 하드도 정리하니 오전은 지나가 있었다.

밤 기차를 타야하기에 가방을 숙소 락커에 맡기고, 쇼파에서 잠시 쉬었다. 오후 1시쯤, 숙소에 어슬렁거리던 동양인 남자가 있어서 자연스럽게 말을 걸었다. 그는 한국 청년이었고, 스톡홀름에 머문 뒤 오슬로로 이동해 하이킹을 할 예정이라고 했다. 솔직히 하이킹은 동네 산이나 언덕을 오르는 일이라는 생각이 강했는데, 하이킹을 위해 해외로 오리라고는 생각도 못했다. 물론, 순례길을 걷기위해 여행을 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는 많이 들어 알고 있었지만, 노르웨이가 하이킹을 하는 여행객들에게 유명하다는 말을 들었다.

하이킹에 대한 대화를 나누다 스칸센에 대한 이야기가 나왔다. 이제 스칸센을 가보고 싶다고 나간다고 했다. 마침 나도 퇴실 시간이니 잠시 동행을 하기로 했다.




시가지와 선택


함께 스칸센으로 향하며 길을 걸었다. 그리고 잡다한 대화를 하며 사진을 찍었다. 햇빛은 없었지만, 빗방울 뒤의 풍경은 또 다른 색감과 질감을 남겼다. 우리는 서로의 여행에 행운을 바라며 헤어졌다.

나는 어제 들렸던 거리를 돌아 눈여겨봤던 가게로 향했다. 결국 하루 동안 고민하던 REMAKE 기모노 코트를 큰돈을 들여 구입했다.

옷을 입는 순간, 이번 여행의 조각 하나가 내 몸에 스며든 듯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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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오는 거리




오후의 이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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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과 구매한 코트

구매한 코트를 챙긴 채 숙소로 돌아와 컴퓨터 작업을 이어갔다. 샤워를 마치고 5시에 맞춰 가방을 메고 다시 숙소를 나섰다. 구시가지 근처를 잠시 거닐다가 발길은 스톡홀름 시청으로 이어졌다.

6시 반쯤 도착해 벤치에 앉아 두 시간을 흘려보냈다.

천천히 저무는 하늘을 바라보다가 8시 무렵 센트럴 터미널로 이동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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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톡홀름 시청


밤, 기차 안에서


터미널에서 아이패드로 드라마를 보며 시간을 보냈다.

탑승 전 화장실을 다녀오고, 10시 반 기차에 몸을 실었다.

자리를 정리하고 누워 잠을 청하니, 출발과 동시에 깊은 어둠이 따라왔다.

이동하는 날은 늘 비슷하다. 사진 몇 장, 기다림, 그리고 잠.

그러나 그 단조로움 속에서도 ‘떠난다’는 감각은 언제나 특별하다.

DSC02469.jpg 침대 칸 3층에 자리를 잡고 취침




여행 중, 고민 끝에 결국 구입한 물건이 있나요? 그 순간은 단순한 소비가 아니라 하나의 ‘결정된 기억’이 되지 않나요?




여행 팁 & 경비

• REMAKE 기모노 코트 : 1500 SEK (22 시티은행 카드)

• 점심 : 25 SEK (0.4 시티은행 카드)

• 잡비 : 90 SEK (1.7 시티은행 카드)

• 공용 화장실 : 10 SEK (0.2 시티은행 카드)


총합: 1625 SE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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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SC02388.jpg 비 내리는 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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