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Liberté
당신의 자유...
하늘의 뿌리
Les racines du ciel
로맹 가리 산문 <인간의 문제> p105 발췌
나는 이 책을 썼으며 실제로 그런 책을 쓴 유일한 사람이고 나만이 그런 책을 쓸 수 있었다고 말하는 것이 오만한 것이라고 믿지 않는다. 그러나 멸종 중인 코끼리를 살리는 데에 도움을 줄 사람은 수백만 명이 있다. 그런 사명은 내가 없어도 수행될 수 있고, 그런 사람들 없이는 실현될 수도 없다. 내가 첫발자국을 내디뎠기를 희망한다.
울레지방의 잿빛 언덕이... 그 화석이 된 방대한 짐승 떼... 아무것도 결핍된게 없어 보이는 풍경... (p295)
백인도, 흑인도, 회색인도, 황인도, 홍인도. 모두 갖게 될 거야. 진흙탕이란 한때뿐이야. 거기서 나오게 될 거야. 넌 보게 될 거야. 마침내 그들에게 폐가 생겨나 숨을 쉬게 되는 것을.(p461)
모든 일은 시작이 필요하지...... (p296)
아프리카를 가로질러 달리는 자유로운 코끼리 떼를, 벽도, 철조망도, 아무것도 거칠 게 없는 수백의, 수백 마리의 경이로운 짐승을, 툭 터진 공간을 가로질러 달려들어 지나가는 길에 모든 것을 뭉개버리고, 모든 걸 뒤엎어 버리는 수백의, 수백 마리의 코끼리를 생각해봐. 살아 있는 한 그 무엇으로도 그들을 멈추게 할 수는 없지. 바로 자유란 말이야! (중략) 달리는 녀석들에게 매달려봐. 그러면 모든 게 곧 나아진다는 걸 알게 될 거야.... (p260)
로맹의 친구, 테야르 드 샤르댕 <밤은 고요하리라> 발췌.p180-181
나는 이 위대한 선장을 좋아했고, 그의 꿈을 꾸는 일도 있었지. 배의 동체와 나침반을 만들고, 그리고.... 목적지까지 스스로 세운 형이상학의 배에 타고 부랑자 같은 옆모습을 보이며 키를 잡고 서서 수평선을 향해 항해하는 모습이었지. 그에게는 마법사 같은 면모가 있었네. 광휘, 미소, 평온....... 그가 그립네. 나는 그에게서 광대한 먼바다 같은 인간의 용모를 빌렸고, 몇 가지 아이디어도 빌려 단단히 소설화했고, 그걸로 그 당시 내가 쓰고 있던 <하늘의 뿌리>의 예수회 신부 타생을 만들었지......
밤은 고요하리라(회고록) 발췌.p150
태연한 얼굴로 슬그머니 나무에게서 무언가를 훔치려고 시도했네. 은밀한 접촉으로 나무에게서 단단함을, 냉정함을, 무심함을, '당신들 모두 내 알 바 아냐'를 조금 뜯어 오려고 했지.(중략) 그렇게 난 북캘리포니아의 거대한 삼나무 발치에 앉아 <하늘의 뿌리>의 인물 생드니를 만들어냈네. 캘리포니아 삼나무들은 최후의 미국인이지.
아프리카는 지고 다니기엔 너무 무겁소. 게다가 그 짐을 지기에는 우리는 너무 수가 적소.....(p525)
이 세상에 존속하는 한 코끼리들이 우리와 함께 남아 있기를 원한다면 사람들이 굶어 죽는 것부터 막아야 하오..... 이건 함께 사는 문제요, 존엄성의 문제요. 어떻소, 분명하지 않소?(p437)
삶에 대한 공포, 죽음에 대한 공포, 병에 대한 공포, 무기력해지는 것에 대한 공포, 피할 길 없는 육체적 노쇠에 대한 공포.... (중략) 나는 총을 쏘았고, 그러고 나면 얼마 동안은 해방된 듯한 완벽한 평화를 가졌소. 사살된 짐승은 죽음으로써 나의 축적된 공포를 말살시켜주었지요.(중략) 무엇보다 인간으로서의 왜소함과 무력함에 대한 격렬한 항의였던 것이지요. 그 열등의식을 보상하기 위해 많은 코끼리와 사자를 쓰러뜨려야만 했던 겁니다.(p359)
길게 보면 자유와 인간도 결국 짐스럽게 되는 거요....... 그래서 내가 뛰어든 것이오(p273)
이슬람에서는 '이것'을 '하늘의 뿌리'라고 부르고. 멕시코 인디언들에게는 '이것'이 '생의 나무'
모두들 그 앞에 무릎을 꿇고는 눈을 들어 아프도록 가슴을 두드린다오. 그들은 가슴속에 깊이 묻힌 이 하늘의 뿌리들을 드러내려는 겁니다. 보호 욕구, 정의 욕구, 자유 욕구, 또는 사랑의 욕구에 응하려고.... (p273)
나도 '당신을 적극 믿고 있다'고 말할 수만 있다면... 무슨 짓이라도 할 것 같다.(p534)
나는 개인적으로 그가 언제나 이 언덕에 존재하고 있다고 믿습니다. 그는 많은 친구를 가졌었고, 점차 그의 주의로 일종의 보호 장막이 처졌기 때문에 그가 패배했다고 상상하기는 어렵습니다.(p354)
저자들이 이해했군. 내가 늘 말했지. 절망해서는 안 된다고.(p370)
서로 꼭 붙어 선 다섯 마리의 코끼리가 먼지 구름을 일으키며 나타났다. 갈대가 녀석들 옆구리를 스쳤다.(p427)
모렐 "네가 대장이 되더라도 코끼리는 보살펴야 돼."(p459)
유세프 생각을 했지요. 그에게 달린 일이었으니까. 그가 이해할 문제였으니...... 그가 선택할 테지요.(p473)
뿌리 깊이 은폐된 채 생명을 부지하던 지하의 봄이, 연약하고 더듬거리는 듯한 수십억 개 싹들의 그 저항할 수 없는 힘으로 대지 표면에 모습을 드러낼 것이다.(p5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