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조는 자화상을 자신만의 방식으로 음침하고 처참한 그림을 완성했다.
그 창문도 없이 뼛속까지 냉랭한방에는
도저히 앉아 있을 수가 없어서
차라리...
비합법의 바다에 뛰어들어 헤엄치고
이윽고 죽음에 이르는 게 나에게는
더 마음 편한 일 같다.
다들 용케 자살도 하지 않고 미치지도
않고 정치를 논하면서 절망도 하지않고
그야말로 굴복하지 않는 삶의 투쟁을
계속해 나가는군요.
느닷없이 '파리'를 때려잡는 소의 꼬리
돈 떨어질 때가 인연 끊기는 때,라는 말이 있지?
지금까지 만난 사람들 중에서
그 청승맞은 쓰네코 하나만을
진심으로 좋아했으니까요.
전깃줄에 연이 걸려서 봄날의 먼지
바람에 휘날리고 찢기고,
그러면서도 끈질기게 전깃줄에
매달려 떨어지지 않고 왠지
고개를 끄덕끄덕하고 있다.
나는 무無다, 바람이다, 텅 빈 존재다.
- 나의 자화상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