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혼자인 건
오로지 생각들로 조밀하게 채워진
고독 속에 살기 위해서다.
너무 아름다워서 죽을 때까지 다른 것에는 귀기울일 수 없게 만드는 선율이랄까.
시궁창을 철벅이며 걷다가 눈물이 가득 고인 눈으로 하늘을 올려다보면
이제껏 한 번도 보거나 깨닫지 못했던 것이 불쑥 시야에 들어온다.
평생에 걸쳐 내 안으로 스며들었던 텍스트들과 내 모든 사고도 함께…
내 삶이라고 해봐야, 작은 생쥐 한 마리만도 못하긴 하지만…
이봐, 오늘부터 넌 혼자야.
가치 있는 무언가가 담긴 책이라면 분서의 화염 속에서도 조용한 웃음소리가 들려온다.
진정한 책이라면 어김없이 자신을 넘어서는 다른 무언가를 가리킬 것이다.
(10-11p)
- 보후밀 흐라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