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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말글아 로 Oct 23. 2020

부치지 못한 태교 편지 10

2015. 6. 17.  -첫 입덧

2015년 6월 17일

-첫 입덧  

   

오늘은 입덧인지 소화불량인지 뭔지 모를 아픔을 경험했어. 

그냥 혼자 생각에는 입덧이라고 생각한 것 같아. 

속이 더부룩하고 머리가 아팠어. 

좀 자기도 하고, 좀 걷기도 하고, 커피 찌꺼기 냄새에 예민해지기도 하고.


 입덧이겠지?


그런데 너무 아프고 보니 엄마도 보고 싶고 신랑도 보고 싶고 친구들도 보고 싶고 그런 거야. 

누구에게라도 내가 입덧으로 아프다는 얘길 하고 싶어 지는 거지. 

그러다 너무 아파서 못 참고 형규에게 전화를 걸었어. 

아직 병원에 가보지 않은 내가 입덧을 하고 있다는 말을 할 수 있는 존재는 네 아빠 형규뿐이었거든. 

아빠는 일하는 중이라 전화를 받기 힘들 것을 알면서도 전화를 했어. 


누구에게라도 내가 아픈 걸 말하고 싶었어. 


아빠는 일하는 중에도 전화를 받았고 내가 아픈 것을 확인하고 전화를 끊었지.

그러고 나서 나는 힘을 내서 임신 테스트기를 사러 갔어. 

좀 걸으면 나을까 싶어서. 

그런데 정말 좀 걸으니 나아졌어. 

그래서 임신테스트기도 사고 마스크도 사고 아파트 단지를 한 번 빙 돌고 들어왔지. 

그리고 생각했어.


내가 언제부터 안 아프기 시작했을까? 

내가 언제부터 아프지만 힘을 내기 시작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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