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효회 Dec 08. 2023

나아지길 기대할 수 있을까




오늘은 어제보다 더 나아지길 기대했지만, 어제보다 더 상태가 안좋다.


어제는 일과를 마무리하고 일찍 잠에 들고 싶었다.

겨우 일은 했지만, 사실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고 그냥 자고 싶다는 생각 뿐이었다.


그래서 평소보다 조금 일찍 수면제를 먹었다.

그런데 두어시간만에 잠에서 깼다.

누워서 잠이 들려고 하면 계속 화장실이 가고 싶고, 한 열번 정도 화장실을 들락날락했다.


도저히 잠이 올 것 같지 않아서 남편에게 아파트를 한 바퀴만 돌자고 말했다.

새벽 1시가 다 되어가는 시간이었다.


고맙게도 남편은 함께 산책을 나가주었다.


천천히 걷고, 시원한 바람도 맞았다.

뭔가 조금 나아지는 것 같았다.


집에 다시 돌아와서 샤워를 하고, 남편이 끓여준 카모마일 티를 몇 모금 마셨다.


그리고 다시 잠을 청했다.

다행히 깨지 않고 아침까지 잘 잤다.


그런데 아침에 깨서 다른 날보다 좀 일찍 정신을 차리려고 우울증약과 ADHA약을 좀 더 빨리 먹었다.

약을 먹고 나면 속이 안좋고, 소화가 안되는 느낌인데.


그래서 그런지 약을 먹은 직 후 부터 기분이 좋지 않았다.

속도 안좋아서 컨디션이 전체적으로 별로였다.


더 나아져 보려고 약먹는 시간을 옮긴게 문제인건지.

오늘의 상태는 어제보다도 더 좋지 않다.


웃고 싶고, 장난 치고 싶고, 신나고 싶은데. 힘들다.

남편이 일부러 웃긴 소리를 하고 웃긴 표정을 해도 웃음이 나지 않는다.


남편이 한 숨만 쉬어도, 나때문인가 싶은 생각이 든다.

남편이 힘들다고 읆조리기만 해도 나때문에 힘들다고 말하고 싶은건가 하는 마음이 든다.


남편도 애쓰고 있을 텐데, 미안하고 죄책감이 든다.


계속 울고 싶은 기분이다.


우울증은 대부분 재발한다고 해서 무서웠다.

걱정을 해서 더 빨리 재발한걸까.


내일은 오늘보다 나아지긴 할까.




작가의 이전글 남편은 그냥 좋은 사람이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