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모든 것을 버릴 수 있는 건 아니었다. 버리겠다는 마음으로 손에 쥐었지만 도저히 버릴 수 없는 것들이 말도 안 되게 많았다. 비싼 돈 주고 정기구독했던 잡지들은 제대로 들춰본 적이 없어서 아까웠고, 디자인 전문서적으로 유명한 출판사에서 만든 책은 가치가 있다고 생각돼서 아까웠다. 이 옷은 제주도 여행 갔을 때 입었던 거라 버릴 수 없었고, 저 반지는 기념으로 산 거라 버릴 수 없었다.
집안에 버릴 수 없는 것 투성이였다! 물건을 나누어 보려고 했지만, 버릴 것과 버리지 않을 것 사이의 ‘보류’함에 제일 많은 물건이 쌓였다. 방 안에는 20년 넘게 장수하고 있는 물건들도 있어서 한 번에 버릴 수가 없었다. 시간차를 두고 다시 꺼내보고 또 꺼내보며 그동안 사용한 적이 없다는 사실을 끊임없이 확인하는 수밖에 없었다.
그렇게 몇 차례 쥐고 놓고 쥐고를 반복하다 과감하게 버린 것도 있고 아직까지 버리지 못한 것도 있다.
애매할 땐 다 버려!! 하는 마음은 아직. 아직은 좀 어렵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