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anks to,

by 노바써니

저에게 환기의 중요성을 일깨워주고, 집안 정리를 시작하게 해준 필름이는 사실 2019년 가을을 채 넘기지 못했습니다. 이 책을 쓰고 그리기 위해 잠시 사용하게 된 작업실로 출퇴근하면서 필름이와 함께 있을 시간이 부족해졌거든요.

그게 미안해서 물을 주는 동안 필름이와 가끔 대화를 한다는 것이 애정이 과해 필름이를 과습으로 보내게 되었어요. 필름이를 심어둔 화분이 배수가 잘되지 않아 아래쪽에 깔린 흙이 습기에 단단하게 뭉쳐있었어요. 처음엔 뿌리까지 상한 상태는 아니었기에 살릴 수 있을 거라 믿었지만, 필름이의 잎은 계속 힘을 잃어 갔어요. 남은 한 잎이라도 살리려고 수경재배를 결심하자마자 필름이의 뿌리는 완전히 상해버렸습니다.


처음엔 무척 마음이 아팠어요. 스스로를 자책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필름이가 가르쳐준 깨달음 덕분에 올봄에 집에 들인 테이블 야자는 잘 자라고 있고, 저 역시 변화하고 있습니다.

단순히 집안을 환기하는 것뿐만 아니라 제 마음에도 환기가 필요했다는 걸 필름이는 알려주었지요.

그런 제 이야기에 누군가는 필름이 1세가 떠났을 뿐이라고, 필름이 2세를 맞이하면 어떠냐는 위로를 해주기도 했습니다. 덕분에 또 다른 희망의 문을 열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여러분의 마음은 지금 어떤가요? 충분한 물과 햇빛을 주고 있나요? 통풍은 잘 되는 것 같나요?

모든 것이 한 번에 좋아지거나 극적으로 변화하지는 않을 거예요. 우리는 이 책을 읽고도 금방 깨달은 것을 잊어버릴지도 몰라요. 하지만 적당한 때에 그 깨달음은 다시 수면 위로 올라올 거라고 분명하게 믿어요.


우리 마음의 뿌리가 크고 화려할 필요는 없겠죠. 그저 각자의 나름으로 건강하게 윤이 나기를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keyword
이전 21화믿는 사람의 행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