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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최용윤 Dec 26. 2019

팀의 에이스는 팀이어야 한다

사진출처-https://www.google.co.kr/search?q=%

한 선수가 팀에 절대적으로 중요한 요소일 수는 있지만 한 선수만으로 팀을 만들 수는 없다.-카림 압둘자바


 나는 토요일 저녁이면 언제나 무한도전을 시청한다. 무한도전을 보면서 많이 웃기도 했지만 또 다른 한편으로 많이 배우기도 했다. 출연진 개개인으로 보면 개성이 강해 프로그램이 잘 돌아갈 수 없을 것 같은데 MC 유재석 구심으로 단단한 눈덩이처럼 출연진들이 똘똘 뭉쳐져 있는 걸 볼 수 있었다. 나는 그 모습에서 잘 굴러가는 조직을 보았다. 분명 악기처럼 저마다 소리가 다 다른데도 불구하고 그 소리를 조율해서 아름다운 하모니를 만들었으니 말이다. 그래서 무한도전이 13년 동안 사람들에게 꾸준히 사랑받을 수 있었던 것 같다.


사진출처-https://www.google.co.kr/search?biw=1920&bih=962&tbm=isch&sxsrf=ACYBGNQqV0c7PY-LqgPXU34bPYXKN7O

 5번의 NBA(전미 농구 협회) 챔피언, 2번의 NBA 최우수 선수, 3번의 파이널 최우수 선수 그리고 신인상을 수상한 팀 덩컨은 팀워크에 대해 “유니폼 뒤에 있는 자신의 이름을 위해 뛰는 게 아니라 유니폼 앞에 있는 팀 이름을 위해 뛰는 것이다.”라고 했고 팀 던컨을 지도한 샌안토니오 오퍼스 그렉 포포비치 감독은 “어떤 선수도 ‘팀’보다 중요할 수는 없다.” “팀플레이를 할 수 없다면 출전 시간을 얻지 못할 것이다. 그가 누구 건 상관없다”며 팀워크에 대해 더욱더 힘주어 말했다. 그만큼 스포츠 팀이건 비즈니스 조직이건 성공하는데 팀워크는 크게 기여한다. 그렇다면 팀워크가 좋은 팀을 만들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팀워크가 좋은 팀을 만들려면 아래와 같은 세 가지 조건이 필요하다.


 첫째. 팀의 대한 충성심. 솔직히 굉장히 어렵다. 개인이 아닌 팀을 위해 일한다는 게 생각처럼 쉽지 않다. 팀원을 개인이 아닌 팀을 위해 일하게 하려면 그에 걸맞은 보상을 해줘야 한다. 그래서 팀은 팀원들에게 승진이나 포상을 준다. 하지만 승진이나 포상은 팀에 대한 충성심을 가지게 하는데 한계가 있다. 팀을 위해 지속적으로 충성심을 가지게 하려면 팀원을 칭찬해주고 그의 맞게 팀원을 인정해 주면 된다. 사람은 누구나 칭찬과 인정을 받고 싶어 한다. 칭찬과 인정을 받지 못하면 팀의 대한 충성심은 사라지게 되며 또한 팀을 떠나게 된다.


 얼마 전 모임이 있어 친구들을 만났다. 만난 자리에서 A친구가 회사를 이직했다고 말했다.

좋은 자리가 생겨 스카우트되어 이직한 게 아니라 본인이 회사에서 하는 일에 비해 인정을 못 받는 느낌이 들어 이직했다고 한다. 친구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참 공감했다. 왜냐면 며칠 전 Y직원이 나에게 “회사가 나에게 아무것도 해준 게 없다며….” 하소연 아닌 하소연을 한 적이 있다. 이런 이야기를 들으면서 리더가 그냥 “잘했어”라고 한마디만 했으면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랬다면 A친구는 이직을 하지 않았을 테고 Y직원은 회사에 대한 불신이 생기지 않았을 테니 말이다.


사진출처-https://www.google.co.kr/search?biw=1920&bih=962&tbm=isch&sxsrf=ACYBGNSeEIC5Yqpf4obdn9yV009Vwqk

 “어느 회사든 직원들이 존중받고 있다고 느낄 때 가장 뛰어난 성과로 보답하게 마련”이라며 “직원들은 회사가 자신의 노력을 몰라준다고 느낄 때 회사를 떠나게 된다,”라고 넷앱 톰 멘도자 부회장이 어느 기자와의 인터뷰에서 한 말이다.


 넷앱 톰 멘도자 부회장은 직원, 고객, 협력사 등 넷앱과 관련된 누구든지 넷앱을 위해 아주 사소한 기여도라도 한 직원들을 목격하면 이메일로 추천해달라고 한다. 그래서 하루 평균 10명에게 “넷앱이란 훌륭한 팀의 일부란 사실이 행복하다.”라며 직접 칭찬 전화를 한다. 직원을 존중하고 칭찬을 해주다 보니 넷앱은 나스닥 100대 기업, 포천 500대 기업 등에도 당당히 이름을 올리고 있으며 2009년에는 SAS, 구글 등을 제치고 포천 선정‘일하기 좋은 기업’ 1위를 차지했다.


 팀의 리더라면 넷앱 톰 멘도자 부사장처럼 칭찬 전화까지는 아니어도 적어도 팀원들에게 ‘잘했어’라는 칭찬 한마디라도 했으면 한다. 그래야 팀원들이 팀의 대해 충성심을 갖는다.


 둘째. 끈끈한 동료애. 끈끈한 동료애를 가지려면 서로 대화를 잘해야 한다. 10년 20년 산 부부라도 서로 말하지 않으면 상대방에 대해 모른다. 그래서 대화는 중요하다. 공격과 수비가 바로바로 변화는 농구 경기에서도 대화는 중요하다. 농구에서는 이를 ‘토킹’이라고 한다.


 농구 경기 40분 동안 감독이 타임을 부를 수 있는 횟수는 전반 2번 후반 3번으로 총 5번이다. 그렇기 때문에 모든 상황에서 감독이 일일이 타임을 불러 전술을 알려줄 수 없다. 그래서 이럴 때 토킹이 필요한 거다.


“스위치” “네가 올라가 내가 내려갈게” “지나간다. 지나가” “10번 마이”


 이런 외침은 별거 아닌 것처럼 들릴 수 있다. 하지만 수비 완성도를 높이는데 큰 도움이 된다. 그리고 여기서 끝이 아니다. 성적이 좋은 팀일수록 시합 중에 수시로 모여 대화를 한다. 농구 경기에서 이런 장면을 종종 목격했을 것이다. 자유투를 쏘는 선수 빼고 4명의 선수가 모여 이야기를 나누는 모습을 보았을 것이다. 이 선수들은 시합 중 안 되는 부분, 고쳐야 할 부분을 이야기하는 것이다. 이야기를 계속할수록 동료애가 생기며 팀워크는 좋아진다.


 점프볼 편집장 손대범 기자 쓴 저서『재밌어서 밤새 읽는 농구 이야기』에서 삼성생명 블루밍스 임근배 감독은 토킹에 대해 이렇게 말하고 있다.


 “팀워크가 좋아지죠. 서로 파울이 몇 개인지, 상대 매치업 상대 파울이 몇 개인지 등을 이야기하면서 신경 써주고, 경계하게 돼요. 제가 뛰던 시절에는 박수교, 유도훈(전자랜드 감독) 같은 선수들이 잘해줬어요. 따로 지시가 없어도 잘 해냈죠.”


 토킹에는 선·후배와 나이가 필요 없다. 우리 팀에는 토킹을 잘하는 Y선수가 있다. Y선수의 농구 경력만으로 본다면 최고참이지만 나이는 팀에서 8번째로 어리다. 그런데도 누구보다 토킹을 잘한다. Y선수가 농구를 많이 알아서도 나이가 어려서도 아니다. 토킹을 잘하는 이유는 팀에 대한 책임감 때문이다. “할 수 있다.” “조금만 더 집중하자.”라고 선수들에게 이야기한다는 것은 그만큼 팀에 대한 책임감이 있다는 뜻이다. 선수들끼리 토킹을 잘하는 팀은 지금 당장은 아니더라도 앞으로 무서운 팀으로 변해 있을 것이다.


 셋째. 조직의 이득을 위해 개인의 이해와 관심을 포기할 것. 개인의 이익보다 팀의 이익을 먼저 생각하는 선수가 있다. 바로 NBA 스타 팀 덩컨이다. 팀 덩컨은 버진 아일랜드의 수영선수였다. 수영 실력 또한 국가대표급이었다. 메달을 따기 위해 고된 훈련을 참아가며 매일같이 훈련을 했다. 그러나 미국령 버진아일랜드를 강타한 허리케인 ‘휴고’로 버진 아일랜드의 유일한 국제규격 수영장을 사용할 수 없게 되자 고민 끝에 수영을 포기하고 농구를 선택했다.

 농구 실력이 부족한 팀 덩컨을 받아주는 대학은 없었다. 그러던 중 ACC 컨퍼런스의 웨이크 포레스트 대학교만이 팀 덩컨의 재능을 알아보고 전액 장학금을 주며 데려갔다. 팀 덩컨은 대학교 2학년 시절부터 이미 두각을 나타내었고, 3학년 때에는 UMASS(매사추세츠 대학교)의 마커스 캠비와 함께 NCAA(전미대학체육협회) 최고의 인사이더로 인정받으면서 1997년 샌안토니오 스퍼스에 입단했다. 샌안토니오 스퍼스에 입단한 팀 덩컨은 평균 29점을 득점했다. 득점만 본다면 팀 에이스였다. 그러나 팀 덩컨은 슈팅을 독차지하기보다는 열린 공간의 동료에게 패스를 하였고, 언제나 팀 동료를 위해 스크린(인간 벽)을 하여 팀 동료를 살려 주었다. 그뿐만 아니다. 수비는 공격적으로 했으며 골밑에서는 치역 하게 몸싸움을 통해 리바운드를 잡아냈다. 동료들은 그런 팀 덩컨을 ‘빅 펀더멘털’(큰 기본)이라고 불렀다.

 팀 덩컨의 플레이는 스릴은 없지만 팀을 위해 이타적인 플레이를 한다. 팀의 에이스의 실력을 가졌지만 본인을 두각 시키기보다는 팀을 위해 뒤에서 묵묵히 허드레꾼을 자처했다. 그렇다 보니 팀은 5번이나 우승할 수 있었다.


 스포츠 전문기자 샘 워커는 그의 저서『캡틴 클래스』에서 개인의 이익보다 팀의 이익을 먼저 생각하는 선수의 대해 이렇게 말한다.


 “경쟁과 관련하여 대부분의 사람들은 한 팀의 리더란 힘든 순간에 멋진 일을 하는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리더는 버저비터 슛을 던지는 사람이라는 것이다. 경기장 밖에서 자질구레한 일을 하거나 다른 선수들이 결정적 플레이를 하도록 돕는 팀원은 말 그대로 조연자라고 생각한다. 이 책의 캡틴들은 우리가 그림을 거꾸로 보고 있음을 보여준다. 위대한 캡틴들은 어려운 순간에 팀원들을 전진시킬 수 있는 도덕적 권위를 얻기 위해 가능할 때마다 집단 내에서 스스로를 낮추었다. 뒤에서 다른 이들에게 공을 배급하는 사람은 하인처럼 보이겠지만, 실은 다른 이들이 그에게 의지하게 만든다. 가장 쉬운 리드 방법은 봉사하는 것이다.”


 나 또한 밤에는 휠체어농구단의 감독으로 앞에 드러나 팀을 리드하지만 낮에는 장애인 운동재활을 담당하는 체육 팀의 팀원으로 나를 부각하기보단 팀원들이 부각될 수 있게 조용히 팀원들을 도와준다.


 잘 돌아가는  팀은 팀의 대한 충성심을 가지고 있으며 끈끈한 동료애와 팀의 큰 이득을 위해 개인의 이해와 관심을 포기할 줄도 안다.


 롱아일랜드대학교 정치철학과 마이클 수피오스 교수와 롱아일랜드대학교 경제학과 파노스 무두쿠타스 교수는 본인의 저서『적을 감동시킨 리더가 되라』에서 ‘잘 돌아가는 팀’에 대해 이렇게 말한다.


 “첫째, 조직 구성원들이 조직에 높은 충성심을 가지고 전심전력으로 헌신할 것. 둘째, 조직 구성원들 사이에 끈끈한 동료애가 있을 것. 마지막으로 조직 전체의 더 큰 이득을 위해 개인적인 이해와 관심을 기꺼이 포기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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