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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최용윤 Oct 19. 2020

리바운드를 제압하는 자가 시합을 제압한다

출처-https://www.fmkorea.com/610450598

출처-https://m.blog.naver.com/kemsan/220806383278

“리바운드를 제압하는 자가 시합을 제압한다.”   

 


 이노우에 다케히코 작가의 작품 ‘슬램덩크’에서 북산고 주장 채치수가 풋내기 강백호에게 한 말이다.


 ‘슬램덩크’의 주인공 강백호는 농구 초짜이다. 키가 크고, 운동 신경이 좋지만 농구를 한 번도 해본 적이 없다. 오직 싸움만 했을 뿐이었다. 그런 그가 우연히 농구를 하고 있는 채소연(채치수 동생)을 보고 반하게 된다. 강백호는 농구를 하고 있는 채소연을 사랑스러운 눈빛으로 쳐다보고 있는데 채소연이 강백호를 바라보며 말했다.


 

출처-https://m.blog.naver.com/kemsan/220732946309

 “농구 좋아하세요?”


 채소연의 한 마디에 강백호는 채소연에게 잘 보이기 싶어 농구를 시작하게 된다.

 농구부에 들어간 강백호는 풋내기 슛(레이업 슛)조차 하지 못하면서 항상 입으로 “나는 천재니까”라는 말을 달고 산다.


 내가 본 강백호는 정말 천재였다. 다른 사람의 비해 농구 기술을 습득하는 능력이 빨랐고, 또한 점프력이 뛰어났다. 채치수 또한 강백호의 잠재력과 운동 능력을 눈여겨봤을 거다. 그렇기 때문에 강백호에게 시합에서 리바운드를 강요했을 거다. 하지만 강백호는 멋없는 리바운드보다는 화려한 덩크를 해서 사람들의 이목을 끌고 싶었다. 채치수는 강백호의 이런 마음을 알기에 강백호를 따로 불러 리바운드 기술을 알려주며 “리바운드를 제압하는 자가 시합을 제압한다.”라고 말했던 거다. 그 후로 강백호는 리바운드 제왕이 되면서 점차 농구의 매력에 빠지게 된다.


 사실 현실에서도 강백호가 생각한 것처럼 리바운드는 관중들에게 크게 관심을 받지 못한다. 그래서 선수들이 크게 신경을 쓰지 않는 것 같다. 하지만 감독과 코치의 생각은 다르다. 리바운드를 상대 팀보다 얼만큼 더 잡아 주냐에 따라 승패가 갈리기 때문이다.     


 19996년 NBA 역사상 가장 위대한 10인의 감독 레드 아워백은 선수들에게 이런 말을 했다.    


 “리바운드 한 개를 한 골처럼 생각하라.”    


 공격 리바운드는 한 골을 넣을 수 있는 기회가 더 생기고, 수비 리바운드는 상대 팀의 한 골 넣을 기회를 더 빼어 버리는 것이다. 그렇기에 리바운드의 개수의 따라 시합의 승패가 갈리는 되는 것이다.


 그러면 시합의 승패를 결정짓게 하는 리바운드를 어떻게 하면 잘할 수 있을까?


 리바운드를 잘하는 방법은 두 가지다.


 첫째. 박스아웃을 한다.


 박스아웃은 농구 용어로 상대 팀 선수들이 리바운드하기 어렵도록 같은 편 선수들끼리 먼저 유리한 포지션을 잡는 것이다. 유리한 포지션을 잡기 위해서는 공격 선수보다 자세가 낮아야 한다. 그래야 중심이 하체에 실려 상대 선수를 스크린 아웃(상대 팀 선수를 골 밑 지역에서 밀어내는 것)을 할 수 있다. 혹여 내가 유리한 포지션을 잡지 못했을 때는 공격자 같이 골대 밖으로 스크린 아웃을 한다. 어차피 나도 공을 못 잡을 봐야는 공격자도 같이 공을 못 잡게 둘 다 스크린 아웃되는 것이다. 그래야 유리한 포지션을 한 같은 편 선수가 손쉽게 리바운드를 한다.


 둘째. 공의 낙하 지점 포착.


 하나, 대부분 공은 골대 반대쪽으로 튄다. 슛하는 슈터마다 다 다르나 내가 겪은 결과 대부분 골대 반대편으로 떨어지는 경우가 많았다.


 둘, 2점 슛은 링에서 3m 이내에 거리에서 떨어지고, 3점 슛은 링에서 3m 이상 거리에서 떨어진다. 슈터가 슛하는 거리에 따라 파워와 가속도가 다르기에 공이 링에 맞았을 때 공이 떨어지는 거리도 다르다.


 셋, 슛의 포물선(궤적). 슛의 포물선에 따라 공이 떨어지는 거리도 다르다. 포물선이 높을수록 공은 링 부근에 떨어진다.


 넷, 슈터의 스핀. 슈터마다 손목 스냅에 따라 공이 회전한다. 이를 백스핀이라고 한다. 스핀이 잘 된 공은 링에 맞으면 들어갈 확률도 많고, 또 들어가지 않더라도 공이 링 부근에  떨어진다.


 다섯, 전반전에는 슛이 링의 반대쪽, 후반전에는 슛이 링 앞 쪽에 떨어진다. 선수는 전반적과 후반전의 체력이 같을 수 없다. 체력이 떨어지면 슛은 짧아진다.


 공하나 잡는 데는 이렇게 과학적인 이론과 기술이 필요하다. 그러나 선수와 관객들은 리바운드를 너무 쉽게 생각한다. 리바운드를 안일하게 생각하는 선수들은 골밑이 얼마나 치열한 전쟁터인지 모른다.     


 골밑이 얼마나 치열한지를 안 ‘대한민국 국보급 센터’ 서장훈은 이렇게 말했다.  

  


 “1만 득점보다 5천 리바운드가 더 힘든 기록이었다. 오랜 시간 쌓아온 내 자존심과 열정의 결과물이다. 어느 누가 뭐라고 해도, 주위 평가와 관계없이 스스로 상당히 대견하게 생각하는 기록이다.”    


  농구 시합을 하면서 1만 득점을 한다는 것은 대단한 기록이다. 그런데 서장훈 선수는 1만 득점보다 5천 리바운드 기록을 더 소중하게 생각했다. 그 이유는 ‘시합에서 리바운드 1개는 곧 한골과 같다.’라는 걸 누구보다도 잘 알기 때문이다.


 리바운드를 잡기 위해서는 열정, 노력, 헌신, 기술 모든 게 필요하다. 그렇기 때문에 서장훈 선수는 1만 득점보다 5천 리바운드에 더 가치를 둔 것이다.     


 코트에 악동 데니스 로드맨은 말한다.  

  


출처-https://photohistory.tistory.com/425

  “나의 리바운드란 아무런 의미 없이 높이에 의해서 한 번 높이 뛰어오르기보다 나의 심장과 열정의 크기로 여러 번 자주 뛰어오르는 거다. 나는 NBA에서 살아남으려면 모든 리바운드를 잡아 내야 한다고 내 마음을 단련시켜 왔다. 만일 그 볼을 잡아내지 못하면 나는 댈러스로, 그 거리로, 그 지옥으로 돌아가게 될 거라고 생각했다.”     


 농구 경기 40분 동안 팀당 평균 공격 횟수는 90회 정도를 공격한다. 그러면 가령 공격 리바운드를 10개 더 잡았다고 치면 공격 횟수는 100회가 되는 것이다. 공격 횟수가 상대 팀보다 많으니 당연히 득점도 상대 팀보다 많을 수밖에 없다. 그래서 농구 경기에서 리바운드는 소중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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