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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최용윤 Feb 08. 2021

인생은 메아리다

출처-https://www.google.co.kr/search?q=%EC

책에서 이런 글귀를 보았다.      



 “인생은 메아리이다. 당신이 보낸 것은, 다시 돌아온다. 뿌린 대로 거둔다. 당신이 다른 사람에게서 보는 것은 당신 안에 존재한다. 기억하라, 인생은 메아리이다. 항상 당신에게 돌아온다. 그러니 행운을 빈다.”        


 정말 그런 것 같다. 콩 심은 데 콩 나고, 팥 심은 데 팥 나는 것처럼 인생은 내가 행동한 대로 돌려받는 것 같다.    


 서른 살 때 있었던 일이다. 나는 서른 살에 대학교 4학년으로 복학 준비를 하고 있었다. 그때 선배가 농구 알바 3일만 할 생각이 없냐고 나한테 물었다. 대상자는 나와 같은 대학의 동문이고 농구를 좋아하는 친구들이라고 이야기를 했다. 나는 딱히 할 것도 없어서 흔쾌히 한다고 말했다. 알바 첫날 ‘역말’에서 농구를 배우려는 학생들을 만나 함께 체육관으로 이동했다. 체육관에 도착한 나는 학생들에게 스트레칭부터 농구의 수비, 공격을 3시간 동안 가르쳤다. 이렇게 매일 3시간씩 3일을 가르쳤다. 마지막 훈련이 끝나고 인사를 하는데 팀의 주장 P가 나한테 알바 비를 건네면서 말했다.


 “오늘 저희 팀 개강파티를 하려고 하는데… 혹시 시간 되세요?”


 “아… 제가 오늘 약속이 없긴 하는데… 다음날이 개강이라….”


 “저희도 다음 날이 개강입니다. 그러니 걱정하지 말고 18시까지 꼭 오세요.”


 “아… 네.”


 나는 다음날이 개강인데 첫날부터 지각할까 봐 안 가려고 했다. 그러나 팀의 주장이 완곡하게 부탁하여 나는 잠깐 들렀다 바로 나올 생각으로 오라는 시간보다 조금 늦게 갔다.


 내가 갔을 땐 벌써 분위기가 무르익어가고 있었다. 내가 자리에 앉자 H학생이 바로 소주를 주었다. 소주 3~4잔 마실 때쯤 우리는 학과와 나이를 서로 묻고 알려주었다. 같은 학교 동문이라 우리는 나보다 나이가 많으면 형, 나보다 어리면 동생이라며 호칭과 말을 편하게 하였다.


  잠깐 앉아만 있다가 나오려고 했던 나는 오랜 시간 이들과 함께 있었다. 그러다 보니 나는 이들에 대해 많이 알게 되었다. 학과는 치의예과이고, 매년 개강 전에 합숙훈련이라는 명목으로 3일 정도 모여 농구 훈련을 한다고 한다.


 시간이 흘러 시계의 작은 시침이 12시를 가리켰다. 우리는 다음에 보자는 약속을 뒤로하고 각자 집으로 향했다.


 다음 날 나는 수업을 듣기 위해 가방을 메고 집을 나섰다. 한 참 걷고 있는데 뒤에서 소리가 들렸다.


 “형님 안녕하세요.”


 어제 그 친구들이었다. 나는 반갑게 인사를 했다.


 “어. 안녕.”


 체대 건물은 치대 건물 옆에 있어서 강의실에 가려면 항상 치대 건물을 지나쳐 가야 했다. 그렇다 보니 오며 가며 서로 자연스레 얼굴을 보게 되었다. 그렇게 1년이라는 시간이 지나 나는 2월에 졸업을 하였다.


 2월 중순쯤 치대 농구 동호회 H 주장한테 전화가 왔다.


 “형님 저희가 작년처럼 이번에도 합숙 훈련을 하는데 지도해줄 수 있나요?”


 “사실 내가 지금 취직하려고 직장을 알아보고 있는 중이거든. 혹시 그때까지 취직을 못 하면 내가 지도 해 줄게.”



 몇 주가 지났다. 나는 취직을 하지 못하였다. 그래서 치대 농구 동아리 친구들에게 농구를  지도해주기로 했다. 나는 3일 동안 치대 농구 동아리를 지도해주었다. 그리고 마지막 날 H 주장은 나한테 알바 비를 흰 봉투에 넣어 주었다. 나는 그 봉투를 받으면서 이야기를 했다.


 “너희가 준비한 이 알바 비 내가 다시 너희 동아리에게 후원할게.”


 나는 학생들이 건네 준 돈 봉투를 받을 수가 없었다. 처음에 농구를 지도했던 것은 서로가 몰랐을 때라 돈을 벌기 위해 지도했던 것이고 지금은 그때와 다르다. 서로 얼굴을 모르는 것도 아니고, 또 내가 취직을 준비 중이라 시간이 가능했기에 더욱더 돈 봉투를 받을 수가 없었다.


 돈 봉투 사건이 있었던 후 몇 달이 지나 나는 취직을 했다. 그리고 몇 년이 지난 후 우연히 농구장에서 치대 동호회 L 친구를 만났다. L 친구는 치과의사가 되었다며 웃으며 나한테 말했다.


 “형님 치아에 문제없으세요?”


 “치과를 잘 안 가서 아마 문제가 많을 걸”


 나는 별생각 없이 웃으며 말했다. 그런데 L 친구는 진지하게 말하는 거다.


 “형님 어떤 거요? 충치요? 아님 임플란트요?”


 “응? 응 임플란트.”


 “임플란트요? 그거 제가 도와 드릴게요.”


 “아냐 발치한 게 한 두 개가 아니라서… 그럴 필요 없어.”


 “아닙니다. 형님 임플란트 그거 재료비 얼마 안 해요. 형님은 재료비만 내시면 돼요.”


 “에이 그러지 마 부담돼”


 “아니에요 형님. 예전에 형님이 지도 비를 저희에게 후원하신 모습을 보고 감동했거든요. 그래서 기회가 된다면 꼭 한 번 형님께 은혜를 갚고 싶었어요.”


 나는 L 친구의 이야기를 듣고 고맙다고 말하면서 L친구에게 치료를 맡겼다.


 나는 도움을 받고자 도움을 준 건 아닌데 결국은 도움을 받았다. 이런 일을 겪으면서 나는 느꼈다. 세상의 이치는 참 단순하다는 것을. 상대방에게 선한 행동을 하면 복을, 악한 행동을 하면 불행이 온다는 것을 새삼 다시 한번 느낄 수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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