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19일 질문 : 당신의 삶에서 돈은 어떤 의미인가요?
나는 돈을 사랑하지만 생계와 연결시키는 게 습관이 안되어 있어. 가급적 돈을 버는 일은 의미와 가치를 연결하곤 해. 그리고 건강의 이슈와 연결되면 돈 버는 일은 우선 순위가 훅 내려가는 거 같아. 건강도 돈이 지키고, 나의 삶과 생계도 돈이 돌보는데 말이지.
회사에 1월에 입사했는데 이후 체중이 급격히 감소 중이어서 건강에 대한 걱정이 커지니까 일을 그만해야 하나 하는 고민을 하고 있는 것을 생각하면 이러한 패러다임이 이해되지. 건강이 떨어지면 자연스레 ‘나는 부족해’ ‘나는 세상에 잘 못쓰이고 있어’ 그런 생각들을 하게 되곤해. 자존감이 부쩍 떨어지는 것 같아.
돌아보면 건강과 체력이 그리 좋은 편이 아니야. 세상이 얘기하는 ‘가족력’의 범주에서 자유롭지 못하기도 해. 20대에 형제의 죽음을 겪고 돈보다는 의미와 가치를 추구하고 마음공부 경험을 쌓는데 몰입하고 살았던 것 같아. 천만 다행으로 그 경험을 쌓는데 필요한 돈은 대부분 글을 쓰거나 사람을 만나는 일로 벌 수 있었지.
그리고 그렇게 쌓인 마음 공부 자산으로 사업이라는 것도 해보고, 현재 회사에서 리딩을 할 수 있는 기회도 주어졌어. 그리고 지금 이 경험치가 나를 세상에 더 잘 쓰이게 해줄거라 믿어.
‘세상에 쓰인다’는 가치를 우선 순위로 생각하게 된 계기는 2003년 12월 24일 문경에서 깨달음의 장을 하며 법륜스님을 만나서야. 종교라는 도그마에 갇히지 않고 세상을 향한 실천을 온 삶으로 보여주는 한 인간의 모습과 수련을 마치며 함께 노래부르고 춤을 췄던 그 여유를 배우고 싶었어. 수련을 마친 즉시 무보수 상근 활동가가 되었고, 만배를 하는 출가열반재일 수련을 하지. 100일간의 행자 생활, 세상으로 돌아와 10년 간의 서원행자, 매일 아침 108배와 명상, 초기경전 읽기는 내 삶에 깊은 줄기가 되었어.
물론 마음 공부의 시작은 2002년 월드컵의 열기가 뜨거울 때 인도 배낭여행에서 만난 요가였지, 2003년 한국에 요가 문화를 선도한 한국요가연수원의 지도자 과정을 하며 다양한 리더들과 마음공부를 시작했어. 그 무렵 처음으로 기업 CEO의 1:1 수련을 지도하며 이토록 멋진 일을 계속 할 수 있길 기도했어.
씨실 날실처럼 20대에 그런 도전을 시작했던 것은 기자 경험이 있었기에 가능했지. 모든 경험은 어디로 가지 않지. 나의 마음 공부를 위해 뿌린 씨앗과 정성으로 가꾼 정원, 텃밭을 생각하면 무척 풍요로워. 돈의 의미를 생각하다가 이 풍요로움에 도달하니 위축되었던 마음이 펴지고 든든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