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분 아버님이 돌아가셔서 대전에 있는 상가에 조문하고 이제 올라가는 길이다. KTX는 쾌적하다. 자리에 놓인 ktx 매거진은 예나 지금이나 정겹고 설레는 표지사진이 붙어있다.
대전하면 방학마다 부산 외갓집에 가기 위해 잠시 들르던, 버스에서 경부선으로 환승하는 곳으로 기억한다. 거의 대부분 어머니와 함께 갔다. 몇 가지 일이 기억난다. 점심으로 어느 뷔페식당에 갔는데 거기 탕수육이 맛있어서 배가 터지게 먹었던 기억, 엄마와 대전역 앞 시장의 허름한 식당에 가서 콩국수를 말아먹은 기억. 어느 서점에 가서 홍정욱의 7막 7장과 사상체질 건강법 (들고 있는 채소에 따라 체질별로 손 힘이 달라진다는. 뭔가 이상했던 건강법 책) 책을 샀던 기억 등등. 별 것 아니지만 사소해서 더 애틋하게 다가오는 기억이다.
기차에 오르기 전 성심당에서 빵을 샀다. 아내가 사 오라는 빵이 있었지만 빵 종류가 그렇게 많지 않았다. 아내와 연애하던 시절이었나. 어느 가스공사에 필기시험을 보러 갔다가 성심당 빵을 사 온 적 있다. 그때엔 돈이 없어서 정말 고심해서 고르고 골랐었는데. 그때의 내가 들으면 기분 나쁘겠지만. 그때 돈 없고 에너지 넘쳤던 때가 아주 조금은 그립다.
30분쯤 지났다. 서울에 도착하려면 30분 정도 남았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