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욱국과조개젓의 만남

소금커피와 레몬케잌(짠맛)

by 달삣

인생뭐있어? 인생뭐있다.


대화 도중 상대가 무심코 던진 말을 정색하고 받을 때가 있다. 그럴 때는 상대방이 기분이 안 좋아서 남의 무례를 받아낼 만한 그릇이 없기 때문이다.


맘이 깨져있기 때문이리라. 그럴 때는 “재 오늘 뭐 잘못 먹었어 "그런다.


그렇다.


뭐 잘못 먹어서 속이 좋지 않아서 장이 뒤틀리고 더부룩하고 가스가 붕붕 나오고 기가 막혀서 아무것도 하기 싫은 날이 있지 않은가!


먹고 잘 소화시키는 것도 이빨 보존하는데 한몫하는 것이다. 말조심하게 되고 상대에게 따귀는 맞는 일 따위는 테니 말이다.


지인 중에 항상 웃음꽃을 달고 다니는 이가 있었다. 늘 긍정적인 말로 주변을 위로하고 콧노래는

기본이었다." 라 랄라~"


어느 가을 햇살 좋은 오후 지인들과 커피 타임을 가졌는데 혼자 뿌루퉁해서 앉아 있는 것이다.


사람들은 그런 이 가 있으면 더 보란 듯이 수다를 떤다.


나는 너보다는 기분이 모처럼 좋은걸 약 오르는 건 너의 몫이야 하는 표정들이다.


일절만 해야 하는데 눈치 없게 누군가가 “인생 뭐 있어 가는 거야”를외친다.


그런데 갑자기 기죽어 있던 뾰로통한 지인이 “인생 뭐 있다.”하고 받아치는 것이다.


순간 조용해지고 산사의 처마 밑 풍경소리가 나더니 죽- 조용해진다.'뎅 ㅡ'


그렇지! 인생은 각도에 따라 다르기 때문에 인생 뭐 있다고 거기 모인 사람들을 생각의 숲으로 끌고 간다.


나중에 알고 보니 그분이 건강검진에서 유방암 초기 진단을 받은 것이라는 말을 들었다.


그래서 내색은 안 했지만 휴직을 하고 항암 치료를 받는 중이라는 소리를 들었다. 요즘은 초기 암 치료를 잘하면 많이 좋아진다고는 하여도 본인 입장에서는 청천벽력인 일이니 이해는 된다


남의 속도 모르고 말이다.


이렇게 장이 뒤틀리고 속이 뒤집어지는 날에는 쌀뜨물에 끓인 뜨끈한 된장 아욱 국이 생각난다.


갓 지은 흰쌀밥을 말아 청양고추, 참기름 섞은 조개젓을 밥숟가락에 얹어 먹으면 속도 편해지고 맘도 푸근해지는 것이다.


모임을 끝내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아욱 한단을 재래시장에서 사고 생각나무를 키워본다.


“암 인생 뭐 있다고” 있기 때문에 막살면 안 되고 하루하루 감사해야 한다.


아욱국 tip”


아욱은 싱크대에서 치대어서 풀기를 빼어야 한다. 다른 푸성귀는 풋내 날까 살 살 다뤄야 하는데


아욱은 맘 놓고 다뤄도 되니 이것부터가 위안이 된다. 주위에는 살살 다뤄야 하는 것들이 얼마나


많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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