까마귀의 먹이 기름 덩어리

어쩌면 삶은 소금커피와 레몬케이크( 쓴맛)

by 달삣



고기의 맛은 퍽퍽한 육질이 아닌 마블링이 있는 기름의 맛이다.


뭐든 먹이를 획득하면 빛나나 보다.


고요한 아파트 뒷산의 아카시아 숲이 일렁인다. 5월이다.


날은 청명한데 까마귀 한 마리가 허연 고기 기름 덩어리를 물고 아카시아 숲을 유유히 배회하듯 날고 있다.


5월의 햇살을 받아 검은 까마귀 날개에 무지개 빛이 반사된다.'샤방샤방~샤랄라'까마귀의 날개가 멋진 검은 슈트처럼 보이기는 처음이었다.


건너편에 까마귀 한 마리가 입맛을 다시고 있다.


"나좀줘"까마귀인데 하이에나 몸짓이다.


안절부절못하며 나뭇가지에서 고기문 까마귀를 쳐다본다. 꼭 개가 밥상머리에서 귀 쫑긋이며 침 흘리듯 말다. 새들도 표정이 있는 것에 웃음이 났다.


먹이 문 까마귀가 동네 어느 정육점 쓰레기통에서 쇠고기 기름을 주웠나 보다.


쇠고기 기름은 감칠맛이 있어서 고기도 적당히 마블링이 되어있어야 맛이 있는 것이다.


지금은 쇠고기 기름을 제거하여 버리지만 50년 전에는 쇠고기가 귀한 시절이라 기름도 식용으로 썼다. 정육점에서 싼 가격에 쇠고기 기름을 사다가 김치찌개에 넣어 먹었던 기억이 난다.


지금 생각하면 몸에 안 좋은 음식이었지만 그 고소한 지방 맛은 잊을 수가 없다.


쇠고기도 등급에 따라 맛이 나눠지고 횡성한우 A++ 가 제일 비싸고 와규도 질 좋은 고기로 분류된다. 그것이 고기 사이의 지방이 적절하게 들어 있느냐에 따라서 분류되는 것이다.


요즘은 먹방이 대세요. 고기도 너무 먹어서 탈인 것이다.


과식에 대해 정약용 선생은 일침을 가한다.


음식이 입안에 들어가서 씹다가 뱉으면 다 더러우니 욕심부리지 말고 적당하게 먹거나 소식해야 한다고 말하셨다.


이제는 비워야 한다.


버스 안 TV 모니터 거리에 넘쳐나는 음식 사진들 그리고 집안의 TV도 맛을 종용하는 방송을 쉬지 않고 내보내고 있다. 여기서 지지 말고 먹는 참맛을 위해 위를 비워야 한다.


배고프면 쇠고기 기름도 맛있다.


건너편에서 군침 흘리던 까마귀가 떠나자 먹이 문 까마귀도 자랑하듯 아카시아 숲을 몇 바퀴 더 돌더니 멀리 가버린다.


아마 새끼나 어미에게 줄 양식이겠지. 까마귀는 새 과중에 부모를 챙기는 효자 새라고 한다.


시장이 반찬이다. 까마귀의 쇠고기 기름 덩어리가 유년기를 회상하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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