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데양파가 부분적으로 썩어가서 몽땅 주방 개수대로 가져왔다.'솨아악~'수돗물을 틀어서 양파껍질을 벗기면서 썩은 부분을 예리한 칼로 도려 내기 시작했다.
도려내지 않으면 다 썩어서 버려야 하니까 말이다.
그러다 칼이 삐끗하며 손목으로 갔다."아이코 깜짝이야, 골로 갈 뻔했네"나도 모르게 혼잣말을 했다.
이상한 상상이 시작되었다.
각도를 잘못 틀어 손목의 동맥이라도 건드렸으면 어쩔 뻔했을까 하고 말이다.
사람도 양파와 마찬 가지로 썩고 있는 부분이 있을 것이다. 몸의 염증으로부터 시작하여 인간관계, 과거의 상처 등이 삶을 잠식하여 죽음으로 몰고 가는 것이다.
몸의 염증이야 병원에 가거나 식단으로 조절하면 돼지만 인간관계나 과거 커다란 사고 후유증은 오래도록 지속이 된다.
나는 사람에게 실망하면 그날은 큰 자갈돌 느낌 같은 것이'쿵'하고 앞을 가로막는다.
아주 차갑고 딱딱한 곤충의 날개 같기도 하고 더럽고 추한 기분과 매 끌 매끈하며 차갑다. 여기가' 밑바닥'이라고 느끼는 것이다.
인간관계는 밑바닥을 봤으니 치고 올라오면 되고,
안 보면 되고 , 기대 안 하면 그만이다.
그러나 과거에 타의에 의해 큰 사고를 당한 상처 있는 이는 어떻게 풀어 나가야 할지 모르겠다.
아주 큰 사고 삼풍사고인 생존자가 '쾅' 무너지는 건물 사이를 분진을 뒤집어쓴 채 피를 흘리며 가까스로 빠져나오거나, 조폭 일당의 조직원이 조직에서 빠져나오려다 가마니에 둘둘 말려 죽기 직전까지 매 타작당했던 트라우마, 말하기도 안타까운 세월호 생존자, 폭격으로 사람들이 옆에서 죽어나가도 손을 못쓰고 바라봐야 했던 전쟁터에서 살아남은 자들 그들보고 과거는 무조건 잊고 삶을 '카르페디엠' 하고 위로할 수도 없는 일이다.
그때 죽었고 또 살아나고 있기 때문이리라.
그만큼 또 살아야 평행이 맞을까? 시간이 치료가 될까? 의문이다.
아무튼 가슴 아픈 일이다.
사고를 당하면 반은 미치는 것이다. 아이를 잃고 베개를 아이라 여기며 안고 다니는 여자가 전쟁통에 많았다고 한다.
사고 난 사람들에게는 농담도 조심해야 한다.
그야말로 패닉 상태이니 말이다. 상처에 소다를 붓는 격이 될 수도 있다.
안아주고 손잡아 줄 수밖에 도리가 없는듯하다.
" 이제는 괞쟎아 토닥토닥"
살았다.
상처 받은 사람들도 힘을 내어 돌아 앉아야 한다. 스스로 구덩이를 나오려고 애써야 한다. 그 누구도 삶을 대신 살아주지 않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