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물 젖은 깍뚝기

어짜피 삶은 소금커피와 레몬케잌(짠맛)

by 달삣



20대 초반에 청량리역 근처에 ㅇㅇ 빵집이 있었다. 그곳에서 아르바이트를 한 적이 있는데 그 집주인 아주머니가 아주 지독하게 인색하였다.


아르바이트 학생들에게는 저녁으로 밥과 반찬으로 깍두기 한 가지만 주었는데 그래도 밥은 갓 지어서 깍두기와 먹으면 꿀맛이었다.


자기들은 간장게장을 비롯하여 온갖 맛난 것들을 싸가지고 와서 먹었다. 그때는 먹는 것을 좋아하지 않았으므로 간장게장 같은 것에는 관심도 없었다.


그렇게 자기 가족만 챙기고 그러더니 하루는 부도 수표를 받아서 아까와서 어쩔 줄 모르던 아주머니 표정이 생각이 났다.


그 불똥은 아르바이트 학생들에게 튀었다. 아르바이트 학생들이 밥과 깍두기 먹는 것을 중단하겠다고 했다.


씀씀이를 줄여야 한다며 다른 곳도 저녁 주는 곳이 없다고 통보식으로 말했다. 우리는 저녁도 못 먹고 밤열시 까지 일을 했다.


사회가 냉랭하다는 것을 처음으로 느꼈다.


그래도 주인아저씨는 그렇게 까지 야박하지 않았으므로 아저씨가 가게를 볼 때는 밥을 해 먹으라고 해서 흰쌀밥을 지어 깍두기와 먹고 있는데 아주머니가 갑자기 들어와서 노발대발하는 것이다.”얘들이 사람 말을 무시하네” 하며 밥과 깍두기를 빼앗아 갔다.


너무 기가 막혀서 “아저씨가 밥해 먹으랬어요.’’ 변명도 못했다. 일끝 내고 나오는데 마음이 허전하며 '이런 것이 눈물 젖은 빵’이란 건가 생각이 들었다.


아르바이트를 그만두고 청량리 근처를 갈 일이 없어서 그 빵집도 볼일이 없었는데 몇 년이 흐른 후에 가보니 그 ㅇㅇ빵집은 문 닫고 슈퍼마켓으로 주인이 바뀐 것을 알았다. 그렇게 악착 같이 돈 벌더니 무슨 이유인지 망한 것이다.


아무튼 20대 초반에 세상이 내 맘 같지 않고 좋은 사람만 있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톡톡히 알아서

직장 생활할 때도 긴장하고 했던 기억이 난다.


그때 그 주인아주머니는 어떻게 살까 궁금해지는 밤이다.


그러나 세월이 흘렀어도 그 눈물의 깍두기 맛은 잊을 수가 없다.


'하얀쌀밥에 깍뚜기 국물 비벼먹으면 맛이 기가 막혔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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