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했는데입안이 텁텁하여 홍삼캔디 하나를 집어 입에 넣었더니 진한 홍삼의 쓴맛과 끈적한 단맛이 입안에 번졌다. 한동안 안 먹던 사탕의 기억이 떠올랐다.
언제부터인가 원초적 단맛인 캔디를 멀리 하게 되었다.
단맛의 캔디를 잘 먹지 않은 이유를 생각해보니 어느 순간부터 사탕이 식당의 계산대에 조차 이쑤시개처럼 흔해졌다.
입맛 정리용 박하맛 사탕과 누룽지 사탕처럼 흔해 터지고 화이트데이니 하는 상술과 '사탕발림한다'좋지 않은 이미지와 무엇보다 충치 유발 등이었다.
회사 다닐 때 밸런타인데이날 직원들이 선물한 답례로 화이트데이 날 상사에게서 '의리 사탕'을 한 보따리씩 과전체 직원들에게 준 적이 있었다.
그 사탕을 아까워 버릴 수도 없어서 몇 날 며칠을 사탕을 깨물어 먹다가 어금니가 썩어서 이빨 씌우느라 배보다 배꼽이 더 들었고 그 후로는 한동안 사탕을 먹지 않았다.
사탕 먹고 충치예방으로 양치질은 필수다. 또 사탕을 멀리한 이유 중에 하나는 사탕 말고도 젤리 초콜릿 케이크 마카롱 등의 단맛이 있어서 인지 사탕을 잘 먹지 않았다. 세월이 갈수록 인위적 색소 첨가된 단맛보다는 과일의 단맛 생선과 콩의 단맛이 더 맛있다는 걸 알게 되었다.
너무 들이대는 단맛보다는 아련하고 은은한 단맛이 훨씬 좋아진 것이다.
그러나 어린 시절의 사탕의 기억은 달달하고 행복한 기억이다. 아버지가 가끔 주머니에 넣고 오는 과일맛이 여러 개인 드롭프스 캔 속에는 보석 같은 빨간 체리맛 주황 오렌지맛 사과맛 포도맛 등이 있었다. 형제들이 많아 그것도 하나씩 먹으면 금세 동이 났다. 사탕도 귀한 시절이었다.
어린 시절 학교 앞 문방구는 아이들의 놀이터였다. 단맛 가득한 군것질거리 가 많아서 인듯하다. 하루 종일 빨아먹던 딱딱한 돌 사탕 흰 우유맛이 나는 사탕을 입안에 넣고 한참을 굴리면 끝에 조그만 좁쌀 같은 것이 나왔다. 그런 소소한 결승전에 다다른 느낌이 좋았다. 딱딱한 설탕이 묻어있는 왕사탕 먹다가 입안이 까져도 친구들과 깔깔거리던 기억이 난다.
육 학년 때 경기도에서 서울 변두리 학교로 전학하고 장거리 통학을 한 적이 있는데 학교 앞 문방구에서 버터맛 스카치 캔디를 사 먹는 맛에 새 학교의 낯섦과 장거리 통학을 견뎌냈던 것 같다. 장거리 버스 타고 와서 호주머니에서 동전을 꺼내 스카치 캔디 낱개로 하나씩 사 먹으며 스코틀랜드 나라를 그려 본 적이 있다.
그곳에는 남자들도 치마를 입고 악기를 연주하고 스코틀랜드 에든버러 성을 지키는 큰 모자를 쓴 병정과 결혼할 거라는 상상도 했었다. 왜 왕자가 아니고 병정이었을까? 훗! 지금 생각하니까 우습다.
단 버터맛 사탕에서 성을 묵묵히 지키는 병정과옥탑 속의 공주를 상상했을지도 모른다. 달콤한 기억들이다.
단맛은 에너지다. 뇌 발달에도 좋아서 어린 아이나 노인들에게도 좋다고 한다. 그래서 피곤해지면
' 당 떨어졌다. 당 보충하자'하는 것이고 기운 내자 하는 것이다.
결국에는 단맛인 행복 꿀 사탕이라는 환상 때문에 사는 것이 삶인 것 같다. 사는 게 쓰면 쓸수록 맛의 대비로 단맛이 더욱 달게 느껴진다. '쓴단 쓴단'단맛이 없으면 무슨재미로 살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