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

사는 맛 레시피

by 달삣


폭우와 태풍에 숨도 못 쉬게 덥던 여름이 가고 선선한 바람이 불어 오랜만에 공원 산책을 나갔다. 사회적 거리두기 때문에 사람들이 없고 공원 정비하는 분들만 수초 정리를 하고 있다.


시야에 들어오는 나무가 있었는데 간지럼나무인 배롱나무가 보여 줄기를 살살 간지럽히니 정말 잎끝이 흔들렸다. 능소화 담장 옆에 무궁화 꽃이 보여서 자세히 들여다보니 진딧물이 많이 꼬여있다.


여름꽃들은 정말 불굴의 꽃들 같다. 폭우와 땡볕과 벌레 속에서도 꽃을 피우니 말이다.

무궁화는 우리나라꽃인데 진딧물이 버글거리는 걸 보니 마치 코로나로 덮여 있는 지금 시국 같아서 맘이 안 좋았지만 가만히 들여다보니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 하고 환하게 웃던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들리는듯하다.


어릴 놀이로 술래가 담벼락에 두 손을 기대어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 하고 눈감고 있다가 홱하고 고개를 돌리는 순간 움직인 아이를 잡는 놀이가 있다.


그때 잡는 아이와 잡힌 아이들이 까르르 웃던 그 순간이 행복이 아닐까 싶다. 함께 웃을 때 별도 떨어지고 달뜨고 꽃들은 피어난다.


무궁화는 말 그대로 영원무궁하라고 좋은 뜻을 담고 있는데 실제로 군에서는 무궁화로 계급을 나타 내기도 하고 무궁화로 호텔 등급을 매기기도 한다. 좋은 의미 꽃인데 무궁화를 보니 그냥 안된 생각이 들었다.


우리나라 어떡하나 하는 걱정이 꼬리를 문다.

다그런것은 아니지만 어린아이들은 게임에 빠져있고 죽어라 학원 다니고 공부해서 대학을 나와도 손끝 시퍼렇게 추운 시대라 취업도 안되고 가난한 노인들은 폐지라도 주워서 생활을 연명하려는 사람이 는다.


지역 세대 사회 간 대립만 하고 서로 남의 탓만 하는 뉴스들과 자살률도 높은 나라가 됐고 동네 예식장 자리에는 요양병원이 들어왔다. 다른 나라도 살기가 힘든 것은 마찬가지다. 세계적 추세인 것 같다. 리얼 전쟁 통속 나라도 많지 않은가


이럴 때 이 난 국을 타개할 슈퍼맨이라도 나왔으면 하지만 그것은 영화 속에서만 일어나는 일이니 안타까울 뿐이다.


무궁화 꽃말이 일편단심 끈기라는데 무궁화 꽃이 피듯 우리나라가 활짝 피었으면 좋겠다.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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