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brunch
브런치북
일상에서 장미찾기
07화
못생긴 물고기탕의 추억
사는 맛 레시피
by
달삣
Dec 3. 2021
'휘이잉 ~쌔앵~'
12월이 되니 바람이 쎄한 것이 겨울의 초입에 들어선것을 알았다.
점심즈음에 따뜻한 국물이
생각이
나서 추어탕을
먹으러 집 근처 동네 추어탕 맛집으로 갔다.
젊을때는 국물요리를 좋아하지 않았는데 나이가 드니 따뜻한 국물이 몸에들어가면 기운이 난다.기운이
나는 음식에 추어탕이 있다.
추어탕은 따뜻한 성질의 음식이다. 부추 들깨 청양고추
산초 등이
들어가서 몸을 보해주고 미꾸라지의 점액질이 장의 독소를 빼줘서 일 년에 한 번 정도 먹어주면 몸에 좋다고도
하는데
특히
환절기에 먹으면 감기 예방에 좋다.
그러고 보니 추어탕을 처음 맛있게 먹었던 오래된 기억이 생각이 났다.
추어탕을 같이 먹었던 친구가 추어탕을 '못생긴 물고기탕'이라고 하여서 얼마나 웃었는지 모른다.
1986년대쯤 광주사태가 진정될 즈음 나는
첫 직장에
들어간 지 얼마 안 돼서 친구와 서울에서 남도 쪽으로 여행을 간 적이 있었다.
변산반도 부안 광주 등 한 서린 벽보가 거리마다 붙어 있었다. 빨갛게 써 붙여 놓은 글자마다 울음 자욱들이 선명했다. 가족을 잃은 사람들은 아직 상처를 치유하지 못한 채 울부짖는듯했다.
광주 시외버스터미널 근처에 대통령이 맛있다고 다녀간 집'이라는 추어탕집에 써놓은 팻말을
보았다.조금
아이러니 하게 느껴 졌었다.
"도대체 생각이 있는거야"했지만
최고의 맛집이란 소리겠지 싶었다. 하긴 예전에는 최고 권력자 대통령이 맛있다고 하면 그 집이 맛집이 되던 시절이 있었다. 예를 들면 김영삼 대통령이 다녀간 성북동 국시집처럼 말이다.
전두환전 대통령이 5.18 직후 4개월이 지난 후 광주를 방문한 적이 있었나 보다. 그 당시 광주시민의 마음은
굉장히
처참했을것 같다.
"추어탕 먹어봤어?"하고 친구에게 묻자 친구는
"아니, 추 , 자가 들어가니 못생긴 물고기탕이야?" 하며 되물었다.
이십 대는 별로 맛있는 게 없었다. 떡볶이 고구마 튀김, 순대 볶음, 짜장면 정도의 초등학생 입맛 정도인것 같았다.
처음광주여행시 추어탕집 문을 호기롭게 열고 들어가
추어탕인
"못생긴 물고기탕"을 시켜먹었는데 우거지 된장국 같은 맛이고 비린맛도 안 났다.
아무튼 처음 가본 광주에서 만난 '못생긴 고기탕'추어탕 맛은 일품이었다.
어른의
맛에 입문하는 느낌을 받았었다.
"이 정도면 먹을 만 한데 하며 밥을 말아서 둘이 정신없이 뚝딱 먹었었다"
그곳이 지금은 없어졌을 듯 하지만 그 당시는 꽤 맛집이지 않았을
까한다.
이제는 없어서 못 먹는 추어탕 한 그릇을 먹으니 온몸의 한기가 나가는듯했다.
주위를 둘러보니 먹는 주 고객은 중년을 넘은 사람들이 많았다.
잘 먹는
음식도 나이에 따라 달라지는 것이 재밌다. 튀긴 음식
, 밀가루 음식보다
소화 잘되고 속 편한 음식이 좋아지니 말이다.
<공릉동 춘향골 남원 추어탕>
keyword
추어탕맛집
그림
세대
Brunch Book
일상에서 장미찾기
05
후에 이해가 되는 것들
06
벚꽃나무 아래서
07
못생긴 물고기탕의 추억
08
노새 노새 젊어서 노새
09
김장용 배추를 툭 쳤을 뿐인데
일상에서 장미찾기
brunch book
전체 목차 보기 (총 18화)
34
댓글
6
댓글
6
댓글 더보기
브런치에 로그인하고 댓글을 입력해보세요!
달삣
창작 분야 크리에이터
직업
미술가
안가본 골목길이나 시장통 구경하며 일상생활에서 만나는 이웃들의 이야기와 나의 이야기를 하고자 한다. 인생맛 레시피에는먹는 맛과 사는맛이 닮아있다. 그걸 쓰고 싶다.
팔로워
490
제안하기
팔로우
이전 06화
벚꽃나무 아래서
노새 노새 젊어서 노새
다음 08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