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달삣 Feb 05. 2020

바나나 우유맛은 야하다

인생 맛 레시피(추억의맛)


항아리 맛  바나나 우유는 경기도 도농리 왕숙천 근처에  빙그레 회사에서 만든다. 빙그레 우유 중에  항아리 모양의 바나나우유는 추억을  생각나게 한다.


 "또 라테 이야기야"할지 모르지만 지난 이야기를 추억하는 재미가 있다. 벽장에 감춰둔 감말랭이 찾아먹는 것 같이 달달하다


 왕숙천 근처에 살던 국민학교 시절 나의 이야기가 생각난다.


아버지는 1970년대 미국의 퍼모스트 우유를 따온 지금은  회사의 전신인 퍼모스트 대일 유업에 초창기몇 년 근무한 적이 있었다.


집이 도농리 왕숙천 근처였으므로  여름에는 친구들과 개구리 울어 체치는 논둑길을 지나 아버지가 근무하는 대일 유업 우유회사에 자주 놀러 갔다.

가면 초창기라서 직원들도 가족적 분위기라 "요 녀석들 또 왔네"하며  정문 경비 아저씨가 일하시는  아버지께 전화를 해줬다.


아버지는 아이스크림이 나오는 공장도 견학시켜주었는데  챨리의 초콜릿 공장처럼 신기했다.


막대에 꽁꽁 언 아이스크림이 쵸코렛 시럽과  땅콩 크런키가 찍혀서 하나씩 나오는 것이  신비로웠다.


  이이스크림이 만들어지는 유리관 넘어의 2층에서 위생복 입고 견학했던 기억은 챨리의 초콜릿 공장처럼 상상력을 키웠다.


점심시간에는 직원식당에서 끓여주는 라면도 먹어봤는데  그날 보슬비가 내렸었다. 비가 오는 날 소고기맛 라면은 비 냄새와 함께 감칠맛이 폭발했다.  나에게는 '인생라면'이다. 그 당시는 회사 초창기라 가족적인 분위기여서 가능했었던 것 같다.


"역시 비 오는 날은 라면이야"

지금도 그 라면 맛은 어디서 곤 찾을 길이 없다.


또 하나의 맛은 항아리 모양의 바나나 맛 우유다.

항아리 맛 바나나맛은 브랜드 이미지가 추억이고 따뜻한 가족의 이미지가 있다.



예전에 sbs해피투게더라는 드라마가 있었는데 야구선수 이병헌 주연 차태연 전지연 등 스타로 뜨기 전의 가족 이야기인데 전지연이 오빠 이병헌을 기다리는 집에 바나나우유 화분이 생각이 난다.


엄마 막내를 갖고 입덧이 심했는데 유일하게 먹는 음식이  항아리  바나나 우유였다. 나와 동생들은 엄마가 항아리 우유를 집안 어디에 숨겨두고 먹는다고 생각했다.


평소에는 먹는 게 있으면 우리부터 주고는 했는데 막내를 임신하고서는 바나나 우유를 주지 않았다.

분명 우유 빈 통은 있는데 새우유는 보이질 않았다.


 당시는 냉장고 TV 있는 집만 해도 부자였다. 우리 집은 냉장고는 없고 양쪽 미닫이 TV만 있었다.


 형제가 넷이나 되다 보니 먹는 것은 앉은자리에서 없어졌고 엄마는 "집안에 남아나는 게 없네"하며 바나나 우유를 숨겨둘 수밖에 없었나 보다. 


엄마가 집에 없는 날이면 우유 찾아서 부엌 찬장서부터  장독대 다락까지 샅이 뒤졌다.


"엄마만 맛있는 것 숨겨두고 먹어"하는 맘에 엄마가 숨겨둔  바나나 우유를 찾으러 다락에 올라갔는데 우유가 없었다.


 온 집안을 다 뒤졌는데도 없다면  혹시 건넌방 삼촌 방에 숨겨둔 거 아닐까 하고 삼촌 방벽장을 열어 봤다.


그 당시 먼 친척의 삼촌이 건넛방에 잠시 살고 있었다. 삼촌 방은 재떨이에 담배꽁초가 가득했다. 벽장 안에도 바나나 우유는 없었지만 거기서  우연히 발견한 play boy 잡지도 발견한 적도 있다. 깜작 놀라서 얼굴이 벌게져 시침 뚝 떼 벽장문을 닫은 적이 있었다.


뱃속부터 바나나우유를 욕심내더니

막내는 욕심꾸러기다. 아들이 셋이나 된다. 추억의 맛 그레 바나나 맛본 그즈음 성인의 세계를 훔쳐본 기억이 난다.


성인의 흉내 내보았다. 삼촌이 피던 공초에 불 붙여 피워보았다. Play boy 잡지도 보고 금기의 세계에 발을 들여놓은 첫 세계였다.


지금도 항아리 바나나맛 우유는 소울 푸드이다.

힘이 없을 때 하나씩 마시면 기운이 난다. 그러니

'바나나 안 바나나'


바나나 우유 하면 보물찾기 놀이하며 먹었던 기억과 어른 흉내 내던 철없던 시절이 생각이 난다.


이전 10화 과하게 칭찬을 받는다는 것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